“미아운정캠퍼스를 산학협력의 거점으로 삼아 연구비를 임기 내 현재의 두 배까지 끌어올리겠습니다. 탄탄한 연구능력을 발판 삼아 개교 100주년에는 국내 여자대학 가운데 1위가 될 겁니다.”
올해로 82주년을 맞은 성신여대 역사상 교수·교직원은 물론 학생까지 모두 참여하는 첫 직선제 총장으로 선출된 양보경(사진) 11대 총장은 28일 당선 일성으로 ‘제2캠퍼스를 활용한 산학협력’을 강조했다. 서울 돈암동 캠퍼스에서 당선 후 첫 언론 인터뷰를 서울경제신문과 가진 양 총장은 “학령인구가 갈수록 줄고 등록금 인상도 어려워졌다지만 여전히 길은 있다”며 “성신여대는 서울 강북구에 있는 미아운정캠퍼스를 발판 삼아 학생 일자리와 연구비 수주 등 두 마리 토끼를 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부지 넓은 미아운정캠퍼스 활용
수학·과학 강화해 ICT인재 육성
예비졸업생-동문들 접촉점 늘려
임기 내 발전기금도 15배로 확대
미아운정캠퍼스는 성신여대가 지난 2011년에 부지를 확보해 설립한 서울 시내 제2캠퍼스다. 생명과학부·융합문화예술대학·뷰티생활산업국제대학 등 각종 응용학문 학부·대학 등을 뒷받침하기 위한 연구시설과 실험실·스튜디오가 갖춰져 있다. 1936년에 지어진 수정캠퍼스보다 부지가 넓고 빈 공간도 많아 기업과 손잡고 다양한 연구·실험을 진행하기가 용이하다. 양 총장은 “산학협력에 특화된 캠퍼스를 베이스캠프로 해 기업과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이라며 “연구비용도 확충하고 학생들의 취업도 늘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정보통신기술(ICT)과 인문학적 소양을 융합해 학생들의 취업 경쟁력을 기르겠다는 교육 목표도 제시했다. 양 총장은 “예술·교육 등 인문학 분야에 강한 성신여대 학생들이 ICT를 만난다면 취업시장에서 큰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며 “수학·과학 이수학점을 확대하고 코딩교육과 소프트웨어(SW) 프로그래밍 교육을 전교생을 대상으로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장학금도 단순 성적 대신 개별 프로젝트 성과를 기준으로 지급하는 비중을 늘려갈 예정이다.
후보 시절에 공약으로 내세운 ‘학생경력 관리 시스템’도 올해부터 도입한다. 학생들의 취업을 돕기 위해 재학생의 관심 분야와 수상이력 등을 전부 전산화해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겠다는 게 양 총장의 복안이다. 시스템을 시범 운영한 뒤 반응이 좋으면 졸업생 이력도 관리할 방침이다. 예비졸업생 및 동문들과의 접촉점 확대는 발전기금 확충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양 총장은 보고 있다. 그는 “그동안 동문 네트워킹이 굉장히 열악했던 게 사실”이라며 “발전기금 전담부서를 따로 마련해 네트워킹을 활성화함으로써 임기 내에 현재 대비 15배의 발전기금을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사실 양 총장은 김호성 전 총장 재임 시절 부총장을 맡아 남녀공학 전환 논란을 모두 지켜봤다. 총장 후보 토론회 때도 “수험생들이 여성대학 진학을 꺼리고 학령인구가 줄어드는 현실을 고려할 때 남녀공학 선택지를 무조건 배제하기는 어렵다”고 답해 좌중을 술렁이게 했다. 양 총장에게 당시 발언의 진의를 물었다. 양 총장은 남녀공학 전환과 관련해 “여성대학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독립적이고 자기주도적인 태도로 문제를 극복할 기회가 더 많다”며 “여성대학의 필요성은 여전히 있다”고 선을 그었다. 기업이 여대 출신을 선호하지 않는다는 세간의 인식에 대해서도 “비교집단을 남녀공학의 여학생과 여성대학의 여학생으로 한정하면 여성대학 학생들의 취업률이 더 높다”고 말했다.
학생·교직원·교수·동문 모두의 선택을 받은 양 총장은 “어깨가 무겁다”면서도 “구성원들과 협의하고 소통해 경쟁력 있는 대학의 초석을 다지겠다”고 다짐했다.
양 총장이 그리는 개교 100주년이 되는 오는 2036년 성신여대의 모습은 학생 역량과 재정 등 모든 면에서 으뜸인 여성대학이다. 성신여대의 구체적 미래상에 대한 질문에 양 총장은 “여성대학의 인문학적 소양과 정보기술(IT) 역량을 살려 글로벌 100대 대학에 들도록 기반을 닦겠다”고 답했다.
/임지훈·신다은기자 downy@sedaily.com 사진=권욱기자
● 양보경 총장은
△1955년 서울 △경기여고, 성신여대 지리교육과 학사 △1980년 서울대 지리학과 문학석·박사 △1997년 성신여대 지리학과 교수 △2007년 문화재청 문화재위원 △2009년 한국지역지리학회장 △2013년 국토교통부 국가지명위원회 위원 △2017년 성신여대 부총장 △2018년~ 성신여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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