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 소속 박동원(28)과 조상우(24)가 29일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송치된다.
인천 남동경찰서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준강간 및 특수준강간 혐의를 받고 있는 두 선수를 불구속으로 검찰에 송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검찰에서 구속영장이 한 차례 기각된 이후 두 선수에 대해 보강수사를 했다”며 검찰 측과 협의한 결과 불구속 후 송치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두 선수에 대한 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거듭 주장했으나 검찰은 경찰이 확보한 각종 물적 증거와 진술 증거에 피의자와 피해자 양측의 주장처럼 상반된 증거도 포함돼 있다며 불구속 수사를 지휘했다. 검찰은 또 사건 현장인 호텔 CCTV 영상, 두 선수의 휴대전화, 피해자 진술 등이 모두 확보돼 증거 인멸의 우려가 없고 두 선수의 직업 등을 고려할 때에 도주할 가능성도 적다는 의견을 덧붙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경찰은 이달 1일 두 선수를 소환 조사한 뒤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나흘 뒤 검찰은 이를 기각하고 보강수사를 지휘했다. 당시 검찰은 경찰이 구속영장에 적시한 이들의 준강간 혐의 외 특수준강간 혐의와 관련한 증거가 부족하다고 보고 보강수사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경찰은 이후 이달 12일과 15일에 박동원, 조상우를 각각 재소환해 피의자 진술과 증거 등을 보강하는 추가 조사를 벌였다.
경찰 관계자는 “준강간 혐의뿐 아니라 최초 구속영장에 포함된 특수준강간 혐의까지 모두 포함해 오늘 중 사건과 관련한 서류 일체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박동원과 조상우는 지난달 23일 새벽 시간대 넥센 선수단의 원정 숙소인 인천 한 호텔에서 술에 취한 여성을 성폭행하고 이 여성의 친구를 성폭행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당일 오전 5시 21분께 피해 여성의 친구로부터 112 신고를 받고 닷새 뒤 두 선수를 불러 조사했다. 두 선수는 최초 경찰 조사에서 합의하에 이뤄진 성관계라고 진술하거나 먼저 술자리를 떴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중 조상우는 해당 피해를 주장한 여성들을 무고죄로 검찰에 고소했다. 조상우는 고소장에서 “당시 성폭행이 아닌 합의에 따른 성관계였기 때문에 여성들이 신고한 내용은 사실과 다른 허위”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최근 개정된 대검찰청의 성폭력 수사매뉴얼에 따라 성폭력 사건 수사가 끝난 뒤 무고 혐의 수사를 시작할 방침이다.
/장유정인턴기자 wkd1326@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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