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간 최대 200㎜ 이상 폭우가 내린 전남 보성군 일대가 물바다로 변했다.
1일 오전 보성군 보성읍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는 차량 진출입로를 따라 흘러내린 빗물에 지하 1, 2층에 있던 차량 수십 대가 침수됐다. 주민들은 물길을 막으려고 애를 썼지만, 주차장과 연결된 상가 주변에도 물이 발목까지 들어차 역부족이었다.
보성읍에 있는 보성여중 운동장은 전체가 물에 잠겼고, 건물 1층 일부도 침수됐다. 휴일이라서 학생들은 등교하지 않았지만, 빗물은 시간이 갈수록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이면도로에도 무릎 높이까지 물이 차올라 바퀴까지 잠긴 차량들이 거북이 운행을 하고 오도 가도 못하는 차량을 세워두고 발을 구르는 시민도 있었다.
소하천이나 계곡 주변에 사는 주민들은 일부 시설물이 파손되면서 무섭게 늘어난 빗물이 집안으로 들어올까 봐 노심초사했다.
인명 피해도 일어났다. 이날 오전 8시경 전남 보성군 보성읍 봉산리 한 주택 뒤편 산에서 토사가 흘러내려 A(73·여)씨가 발목까지 잠긴 토사에 고립돼 경상을 입었다.
보성읍 덕성마을에서는 주택이 침수되며 주민들이 고립돼 119 구조대가 출동해 인명 구조 활동을 벌였다.
보성군, 119, 경찰 등은 새벽부터 쏟아지는 침수 피해 신고를 처리하느라 동분서주했다. 김철우 보성군수는 취임 첫날부터 공무원들과 함께 침수 피해 현장을 돌며 피해 최소화와 신속한 복구를 주문했다.
보성군 관계자는 “폭우가 내린 상황에서 제7호 태풍 ‘쁘라삐룬’까지 북상해 우려가 크다”며 “주민들과 적극적으로 협력해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보성에는 전날부터 이날 정오까지 득량면에 있는 관측소 기준으로 162㎜의 비가 내렸다. 기상 자동 관측장비(AWS) 기준으로는 복내면 276.5㎜, 보성읍 154㎜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김진선기자 sestar@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