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B부동산신탁은 서울 성동구 성수동1가 장미아파트 신탁방식 준비위원회와 지난 26일 신탁방식 재건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1982년 준공된 이 아파트는 지난 2011년 조합설립추진위원회 설립승인을 받은 뒤 2016년 정비구역으로 지정됐으나 사업에 좀처럼 속도가 붙지 않자 신탁방식 재건축으로 방향을 틀었다. 정비계획에 따르면 용적률 285%가 적용돼 최고 20층 299가구로 지어질 예정이다. KB부동산신탁의 한 관계자는 “사업시행자 선정을 위해선 소유주 75% 이상의 동의가 필요한 만큼 현재 동의서를 받고 있는 상태”라면서 “오는 2020년 봄 분양이 목표”라고 밝혔다.
성수동 일대는 서울숲과 한강 조망을 동시에 누릴 수 있어 신흥 부촌으로 뜨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근에 위치한 서울숲 트리마제 전용 84㎡가 지난 3월 20억8,000만원(33층)에 실거래됐다. KB부동산신탁 관계자는 “성수동 일대 구축아파트는 3.3㎡당 3,800만원 정도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면서 “장미아파트의 분양가도 우선은 3,800만원 정도로 책정했다”고 설명했다.
KB금융지주 본사와 국민은행 본점이 위치한 여의도 재건축 시장에 승부를 걸고 있는 KB부동산신탁이 성수동으로 눈을 돌린 것은 장미아파트가 이미 정비구역으로 진행된 만큼 재건축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여의도 일대는 30년 이상 노후화된 아파트가 수두룩하지만 단 한 곳도 정비구역 지정을 위한 서울시 심사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KB부동산신탁 관계자는 “신탁방식 재건축은 2016년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 개정을 통해 국내에 도입된 제도인데 아직까지 성공 사례가 없다”면서 “무작위로 수주하기보다 성공하는 사업장을 맡아 모범 케이스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주원기자 joowonmai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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