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6년 차 문도엽(27)이 국내 남자골프 메이저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하며 ‘무명’ 꼬리표를 떼어냈다.
문도엽은 1일 경남 양산의 에이원CC 남·서코스(파70·6,950야드)에서 열린 제61회 KPGA 선수권대회(총상금 10억원) 4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2개를 묶어 1언더파 69타를 쳤다. 최종합계 12언더파 268타로 한창원(27)과 동타를 이룬 그는 두 번째 연장전에서 버디를 잡아내 정상에 올랐다.
군 복무를 마친 뒤 지난 2013년 KPGA 투어에 발을 디딘 문도엽은 데뷔 시즌 솔라시도 파인비치 오픈과 2016년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에서 두 차례 준우승을 했지만 이름이 많이 알려진 선수는 아니다. 올 들어 3개 대회 연속 컷오프 등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던 그는 이번 대회에서 나흘 내내 선두권을 달린 끝에 정상까지 치달았다. 2억원의 우승상금을 손에 넣은 문도엽은 KPGA 투어 5년 시드권과 함께 오는 10월 제주에서 열리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대회 CJ컵 출전권도 부상으로 챙겼다. 문도엽의 우승으로 지난주 코오롱 한국 오픈 최민철(30)에 이어 메이저대회 ‘무명 반란’이 이어졌다.
1타 차 선두로 출발한 문도엽은 2타 차 이내에 11명이 추격 중이어서 우승을 확신할 수 없었다. 전반에 버디 1개와 보기 1개를 맞바꾸고 후반에도 1타밖에 줄이지 못하면서 한때 선두 자리를 장타자 김봉섭(35)에게 내줬다. 하지만 행운은 문도엽의 편이었다. 1타 차 1위에 나선 김봉섭이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드라이버 샷을 왼쪽 해저드에 빠뜨려 더블보기를 범하면서 우승경쟁에서 먼저 탈락했다. 이날만 5타를 줄인 한창원과의 연장전에서도 행운이 따랐다. 18번홀에서 벌인 첫 번째 연장전에서 한창원의 버디 퍼트가 홀을 돌아 나와 안도의 한숨을 내쉰 문도엽은 두 번째 연장전에서 한창원의 티샷이 오른쪽 해저드로 향하면서 사실상 우승을 예감했다. 마음이 편해진 문도엽은 자신 있게 두 번째 샷을 했고 볼은 홀 1m 안쪽에 붙었다.
김봉섭은 송영한(27)과 함께 1타 차 공동 3위(11언더파)를 차지했고 상금랭킹 1위 박상현(35)은 3언더파 공동 42위, 한국 오픈 챔피언 최민철은 4언더파 공동 34위로 마감했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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