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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협회장 사찰·압박한 법원…檢 수사 박차

예산삭감·뒷조사·세무조사 등 전방위 압박 정황

검찰, 블랙리스트 폭로 이탄희 판사도 최근 조사

하창우 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에 대해 법원이 사실상 ‘민간인 사찰’에 해당하는 수준의 정보수집을 시도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가 확대되고 있다. 1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신자용 부장검사는 지난 29일 하 전 회장의 진술과 법원행정처 문건을 토대로 대한변협과 하 전 회장에 대한 각종 압박이 얼마나 실행에 옮겨졌는지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행정처의 ‘대한변협 압박방안 검토’, ‘대한변협 대응방안 검토’, ‘대한변협 회장 관련 대응방안’ 등 문건에는 △대한변협 산하 법률구조재단 예산 삭감 △부동산 등 개인 재산 뒷조사 △회장 취임 이전 수임내역 국세청 통보 검토 △대한변협신문 광고 중단 △국선변호사 비중 확대 △대한변협 주최 행사에 대법원장 불참 등의 각종 압박 방안이 적혀 있다.

하 전 회장은 이 같은 방안들 중 상당수가 실행됐다고 검찰에 진술했다. 실제로 하 전 회장은 임기 말인 2016년 연말 2년 가까이 사건을 수임하지 않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서울지방국세청의 세무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이밖에 대한변현 현 집행부 관계자도 참고인으로 소환해 대법원의 변협신문 광고 축소 현황 등을 확인했다.



검찰은 변협 회장에 대한 압박이 명백한 사법행정권 남용에 해당한다고 보고 추가 자료를 법원행정처에 요청할 방침이다. 검찰은 법원과 자료 제출에 대해 협의하는 동시에 이미 확보한 문건 내용 중 사법행정권 남용의 피해자에 해당하는 법조계 인사들을 상대로 참고인 조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검찰은 참고인 조사의 일환으로 지난해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을 처음으로 제기한 이탄희 판사도 최근 소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판사는 작년 2월 법원행정처 심의관으로 발령받았다가 이규진 전 상임양형위원으로부터 ‘뒷조사 문건’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주장하며 사표를 제출해 사태를 촉발했다.
/조권형기자 buz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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