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인간이니’ 로봇 서강준이 예측할 수 없어 더욱 흥미롭고 기대되는 말과 행동들로 때론 웃음을, 때론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오늘(2일) 밤, 월드컵 중계방송으로 결방하는 KBS 2TV 월화드라마 ‘너도 인간이니’(극본 조정주, 연출 차영훈, 제작 너도 인간이니 문전사, 몬스터유니온)에서 사고로 의식을 잃은 인간 남신(서강준)을 대신해 그를 사칭하고 있지만, 로봇이기 때문에 간혹 인간의 예상과 전혀 다른 말과 행동들을 선보이고 있는 남신Ⅲ(서강준). 적중률 제로를 자랑하는 그의 예측 불가 순간들을 되짚어봤다.
#1. “미안하다는 말은 안 할게요.”
겉모습은 사람과 똑같지만, 아직 인간의 미세한 감정까지 파악하는 건 힘든 남신Ⅲ. 서예나(박환희)의 결혼 제안을 거절하기 위해 강소봉(공승연)과 로봇 인생 중 첫 키스를 한 뒤에도 마찬가지였다. 소봉이 분노한 이유를 헤아리지 못한 채 “검색해봤는데 키스한 인간 여자한테 미안하다고 하면 안 된대요”라며 당황스러움을 선물한 것. 이어 키스의 여운에 빨개진 소봉의 볼에 손을 대더니, 굳이 피부 온도가 상승했다고 언급했고 “혹시 흥분한 건가요?”라는 순수한 질문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2. “난 CNT로 만들어졌어요.”
갑작스러운 키스가 당황스럽고 기막혔지만, 뒤를 졸졸 쫓아다니며 화를 풀어주려는 남신Ⅲ의 노력에 “너 오늘부터 내 꼬봉 로봇이야”라며 마음을 연 소봉. 이에 남신Ⅲ는 “좋아요. 난 지금부터 강소봉씨 꼬봉 로봇이에요”라며 미소 지었지만, 깡통이라는 소봉의 말에 “근데 난 CNT(탄소나노튜브)로 만들어졌어요”라고 칼같이 정정했다. 인간과 다르기 때문에 깡통을 애칭이 아닌, 단어 그대로 받아들이는 남신Ⅲ의 올곧음이 귀여움을 배가시킨 대목이었다.
#3. “할아버지는 뭘 건드려야 말을 듣죠?”
남신Ⅲ가 예나와의 결혼을 거절하자 소봉을 보며 “쟤 잘못돼도 괜찮겠냐?”라고 물은 남신의 할아버지 건호(박영규). 그 말을 예상했다는 듯 남신처럼 피식 웃은 남신Ⅲ는 “왜요? 쟤 자른다고 하면 제가 결혼할까 봐요?”라고 받아쳤다. 하지만 예상범위를 뛰어넘은 “단순 해고만으로는 안 되지”라는 건호의 말에 남신Ⅲ는 차분하게 “할아버지는 뭘 건드려야 말을 듣죠?”라고 물었다. 남신의 대신이 아닌, 남신Ⅲ의 근본적인 물음에 지켜보는 모든 이들이 숨을 죽인 긴장의 순간이었다.
‘너도 인간이니’, 오늘(2일) 밤 러시아 월드컵 중계방송으로 결방되며 내일(3일) 밤 10시, KBS 2TV 13~16회 연속방송.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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