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SE★인터뷰②] '마녀' 조민수 “4년 휴식기? 좋은 작품 있으면 쉴 수가 없죠"

/사진=엔터스테이션




“4년 만에 나온 이유요? 일이 없었어요”

영화 ‘마녀’는 배우 조민수의 4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이다. 주연작 ‘피에타’로 베니스 영화제 레드카펫도 밟았던 그가 그동안 작품 활동을 하지 않았던 이유는 간단했다. 그는 휴식기, 슬럼프 극복 등과 같은 거창한 이유 대신 “일이 없었다”는 대답으로 그동안의 공백기를 설명했다. 화끈한 조민수의 매력이 여실히 드러나는 부분이다.

“나도 ‘일을 너무 많이 해서 휴식을 취했어요’라고 잘난 척 하고 싶다. 그런데 아니다. 그건 다 거짓말이다. 진짜 좋은 작품이 있으면 쉴 수가 없다.”

연기를 하려면 선택받아야 하는 게 숙명인 배우에게 대본이 들어오지 않는 것만큼 속상한 일도 없을 터. 하지만 조민수는 스스로를 탓하지 않는다. 30여 년의 연기내공에서 나온 여유와 지혜다.

“나는 놀 때 잘 논다. 예전에는 불안증이 되게 심했다. 그런데 매번 공백기가 있을 때마다 그런 고민을 하는 나를 발견하니까 너무 바보 같았다. 계속 똑같은 고민을 하다가 어느 순간 ‘내가 뭔 짓을 하고 있는 거야?’ 싶더라. 불안한 마음이 있을 때 일을 하러 가면 첫 화면부터 얼굴이 별로다. 놀 때 잘 놀아야 나중에 일을 할 때도 여태까지 놀던 사람 같지 않은 좋은 얼굴이 나온다.”

그리고 작품이 들어오면 모든 에너지를 쏟으며 열중한다. 그 과정에서 오는 희열이 조민수를 움직이게 한다.

“작품을 할 때 에너지가 소진되면서 쓰러지는 기분이 좋다. 남들은 모르는데 나만 아는 그런 느낌이 있다.”

/사진=엔터스테이션




하지만 그 중에서도 조민수는 사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좋은 사람을 만나야 연기가 즐겁고, 그게 곧 좋은 작품으로 이어진다는 게 조민수의 연기 철칙이다.

“좋은 공간에서 좋은 사람들과 일하는 게 좋다. 나쁜 사람을 만나면 수개월이 힘들다. 현장에 갈 때도 그 공간에 들어가기가 싫어서 어디 끌려가는 사람마냥 간다. 그런 사람과는 앞으로 작업을 안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좋은 사람들과 행복하게 일을 해야 이후에 기다리는 시간도 좋을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조민수에게 ‘마녀’는 행복했던 기억으로 남았다. 영화의 색깔은 잔인하고 어두웠을지 몰라도, 작품을 이끄는 박훈정 감독에게서는 사람냄새가 물씬 났기 때문. 조민수는 “그가 보여준 신뢰감에 나 역시 열심히 하게 됐다”며 박훈정 감독을 칭찬했다.

“현장에서 본 박훈정 감독은 행동 하나하나가 예쁜 사람이었다.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가 너무 좋았다. 현장에서 본인이 원하는 대로 상황이 유지가 안 되면 감독이 긴장감을 주기 위해 지시를 할 수도 있다. 그런데 박훈정 감독은 일이 안 풀리면 자기 자리에서 그냥 머리를 부여잡는다. 그러다 나중에 그게 미안한지 스태프들한테 말을 걸고 다닌다. 밥 먹을 때도 꼭 막내한테 이름을 부르면서 말을 건다. 사람 냄새가 많이 난다는 생각을 했다.”

늘 좋은 사람과의 만남을 기다리는 조민수. 하지만 스스로를 돌아보면 좋은 사람의 길은 여전히 멀기만 하다. “이제는 살 날보다 죽을 날이 가까워졌다”며 호탕하게 웃어 보인 그는 여전히 좋은 삶을 살기 위해 성장통을 겪고 있다.

“나를 가만히 돌아보면 ‘아직도 어른이 되려면 멀었구나’ 생각한다. 계속 반성하고 실수하고 성장한다. 그렇지 않으면 (삶을) 잘 마무리하지 못할 것 같다. 내가 왔다 간 흔적이 지저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김다운기자 sestar@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