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서 때 아닌 ‘버블티 논란’이 일고 있다. 대만 정부가 환경 보호를 위해 플라스틱 빨대 사용 금지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으로, “버블은 숟가락으로 먹으면 된다”는 당국자의 말이 여론에 기름을 부으면서 정치권까지 버블티를 놓고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최근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정부 회의에서 “타피오카 밀크티를 어떻게 마시면 좋을지 나부터 알고 싶다”고 말했다고 9일 보도했다. 버블티 논란이 아예 대만 정치·사회 문제로 대두한 것이다.
대만 정부는 지난 6월 플라스틱 빨대 사용 금지 규제안을 공개했다. 규제안에 따르면 내년 7월부터 패스트푸드점과 쇼핑센터에서 점포 내 플라스틱 빨대 사용이 금지된다. 대만 정부는 추후 테이크 아웃용 플라스틱 빨대 사용도 인정하지 않을 방침이다. 플라스틱 폐기물이 해양을 오염시킨다는 판단 때문으로 분석된다.
플라스틱 빨대 규제안은 아이러니하게도 대만의 명물인 버블티로 불똥이 튀었다. 기후가 더운 대만에서는 길거리에서 시원한 주스와 차를 많이 판매하는데 이 중에서도 타피오카 알맹이를 밀크티에 넣어 먹는 ‘버블티’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문제는 굵은 빨대가 없으면 타피오카 알맹이를 먹을 수 있는 방법이 마땅치가 않다는 점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대만 시민들은 “플라스틱 빨대 폐지는 버블티가 끝나는 날”이라며 불만을 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환경보호 당국의 공무원이 불만에 대해 “(타피오카 알맹이는) 숟가락으로 먹으면 좋다”고 해명하면서 논란이 고조됐다. “밀크티를 먹을 때마다 숟가락을 휴대하라는 것이냐”는 불만이 솟구쳤고 급기야 차이 총통은 “그런 말투는 사회에서 받아들여지기 힘들다”며 공개적으로 면박을 줬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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