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계 캐나다 작가인 마이클 온다체(사진)의 소설 ‘잉글리시 페이션트’가 50년째를 맞은 맨부커상 수상작 중 최고작으로 선정됐다고 AP통신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잉글리시 페이션트’는 최고를 의미하는 ‘황금 맨부커상’의 영예를 안았다.
제2차 세계대전 중 주인공들의 사랑과 갈등 그리고 치유의 과정을 그린 소설 ‘잉글리시 페이션트’는 지난 1992년 맨부커상을 받았다. 1996년에는 랄프 파인즈와 줄리엣 비노쉬 주연의 동명의 영화로도 제작돼 이듬해 제69회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작품상과 감독상 등 9개 부문을 휩쓸었다.
심사는 50년간의 수상작 중 각 10년을 대표하는 작품 5개를 추리는 것에서 시작됐다. 1990년대 수상작을 대표한 ‘잉글리시 페이션트’는 총 9,000명이 참여한 온라인 투표에서 쟁쟁한 나머지 네 작품을 꺾었다.
온다체는 “잠깐 내 작품이 최고의 작품으로 뽑혔다는 사실을 믿지 못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동명 영화를 감독한 고(故) 앤서니 밍겔라 감독이 이번 선정 결과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며 고인에게 경의를 표했다.
심사위원 중 한 명인 소설가 카밀라 샴지는 온다체의 작품에 대해 비범한 언어에다 미스터리가 가미된 구성, 그리고 캐나다인 간호사와 인도인 폭발물 처리 전문가, 헝가리인 고고학자 등과 같은 강렬한 캐릭터가 결합돼 있다고 평가했다.
영어권에서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맨부커상은 1969년 창설됐으며 노벨문학상, 프랑스 공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힌다.
한편 심사에서는 1970년대 수상작 중 트리니다드 토바고 태생의 비디아다르 수라지프라사드 나이폴의 ‘자유국가에서’가, 1980년대 수상작에서는 영국 작가 페넬로페 라이블리의 ‘문 타이거’, 2000년대는 튜더 왕가의 영웅 전설이 그려진 힐러리 맨틀의 ‘울프 홀’이, 2010년대는 미국 남북전쟁 이야기를 다룬 조지 손더스의 ‘링컨 인 더 바르도’가 각각 최종 후보에 올랐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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