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군내 성폭력 근절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간담회 자리에서 여성을 비하하는 듯한 발언을 하자 송영무 장관의 자진사퇴를 요청하는 청와대 국민청원글이 등장했다.
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여성차별적인 송영무 국방장관의 파면을 요청합니다”라는 제목으로 관련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이 글에서 송영무 국방부장관이 이날 용산구 육군회관에서 열린 ‘성고충전문상담관 간담회’에서 성범죄 예방을 위해서는 “여성들이 행동거지라든지 말하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며 “여자들 일생은 자기 뜻대로 되지 않는 게 많고 이걸 깨닫게 해줘야 한다”고 발언한 부분을 지적했다.
여기에 작성자는 “이는 성폭력의 발생 원인과 책임을 여성과 피해자에게 전가시키는 전형적인 2차 가해입니다. 여성이 어디까지 조심해야 성폭력이 일어나지 않습니까?”라고 문제를 파고들었다.
이어 “모르는 남성과는 말을 섞지 않고, 아는 남성이어도 밀폐된 공간에는 같이 있지 않고, 엘리베이터는 남성과 같이 타지 않고, 택배는 문 앞에 놓아달라 하고, 밤늦게 돌아다니지 않고, 택시는 혼자 타지 않고, ‘천박’하지 않은 꾸밈을 하고, 무릎을 넘어가는 하의를 입으며, 비치지 않는 상의를 입고, 속옷이 드러나지 않게 조심하고, 그렇게 ‘조신’하고 ‘얌전’히 지내면 성폭력이 일어나지 않습니까?”라고 반문했다.
또한 “설령 그렇다한들, 국민의 절반이 당연히 일어나지 않아야 하는 인권침해를 피하기 위해 일상생활의 모든 면에서 공포에 시달리며 행동을 제약해야 하는 국가는 국민에 대한 보호를 포기한 국가입니다”라며 “송영무 국방장관은 여성들에게 성폭력은 ‘당연히’ 일어나는 것이고 국가는 여성들이 남성과 같은 안전을 누릴 수 있는 사회를 만들 생각이 없으니 여성들은 주어진 상황을 받아들이고 알아서 조심하라는 말을 한 것에 다름 없습니다”고 전했다.
작성자는 이와 함께 송영무 국방부장관이 지난해 11월 27일 “원래 식사 자리에서 길게 얘기하면 재미가 없는 건데 식사 전 얘기와 미니스커트는 짧으면 짧을수록 좋다고 하죠”라는 발언으로 논란이 된 부분을 언급했다.
/이주한기자 ljh360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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