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최저임금(시급 7,530원)이 높은 수준이어서 내년에는 동결해야 한다고 응답한 근로자 비율이 1년 전보다 3배로 뛰었다. 하지만 최저임금 심의에 참여한 양대 노총 간부들은 43.3% 인상한 1만790원을 내년 최저임금으로 요구해 근로자들의 생각과는 많은 차이를 보였다.
10일 최저임금위원회 산하 임금수준전문위원회에 따르면 사용자(기업)는 물론 근로자 중에서도 전년 대비 16.4% 오른 올해 최저임금에 대해 ‘높다’는 응답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 기준 시급 9,705원 이하를 받는 근로자 5,096명과 이들을 고용한 사업체 2,447개를 대상으로 위원회가 실시한 조사에서 근로자의 25.04%는 7,530원이 “약간 높은 수준”이라고 답했고 “매우 높다”는 의견도 6.15%였다. 근로자의 3분의1가량이 최저임금을 높다고 여긴다는 뜻이다.
반면 지난해 최저시급 6,470원에 대해 “높다(약간+매우)”고 응답한 근로자 비율은 6.9%에 불과했다. 사용자 역시 지난해 최저임금이 높다고 답한 비율은 36.23%에 그쳤다. 그러나 올해 최저임금에 대해서는 68.8%가 높다고 답했다.
내년 최저임금을 동결해야 한다는 근로자들의 목소리도 커졌다. 지난해 같은 조사에서 최저임금을 동결해야 한다는 근로자의 비율은 4.6%였다. 올해는 3.2배로 늘어난 14.93%가 내년 동결을 요구했다. 최저임금을 지나치게 올리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최저임금위 현장 조사에서 근로자들이 생각하는 적정 최저임금은 8,000~8,500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도 지난해 41.62%가량이 최저임금 동결을 주장했지만 내년 임금을 동결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59.36%에 이른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오는 14일까지 연이어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 최저임금 수준을 의결한다. 한국노총을 비롯한 노동계(근로자) 위원들은 1만790원을 제시했고 사용자 측 위원들은 동결을 외치고 있다. 중재자 역할을 할 최저임금위 공익위원의 상당수가 친노동계 성향이어서 기업들은 내년 최저임금도 대폭 오를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세종=이종혁기자 2juzs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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