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당국이 수천만명의 개인정보를 유출한 페이스북의 행위를 불법으로 결론 내고 법정 최고벌금을 부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개인정보 유출 파문 이후 페이스북에 내려진 사실상의 첫 ‘유죄’ 결정으로 앞으로 미국 당국의 수사 등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0일(현지시간) 영국 의회 정보위원회(ICO)는 보고서를 통해 페이스북이 법률을 위반했다는 결론을 내고 법이 정한 최고벌금인 50만파운드(약 7억4,000만원)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ICO는 “페이스북이 ‘디스이즈유어라이프’라는 퀴즈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한 알렉산더 코건 박사에게 시스템 사용을 허용해 최대 8,700만명의 개인정보를 유출할 수 있도록 한 것은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유지해야 한다’는 지난 1998년 데이터보호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건 박사는 페이스북에서 얻은 개인정보를 정치 컨설팅 기업 케임브리지애널리티카에 넘겼으며 이 회사는 이 데이터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반대 캠페인과 2016년 미 대선 등에 활용했다.
엘리자베스 데넘 ICO 위원은 블룸버그통신에 “페이스북은 데이터보호법에서 요구하는 정보보호 기능을 제공하는 데 실패했다”며 “벌금 부과는 이 같은 큰 이슈를 중요한 문제로 다루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ICO의 결정은 케임브리지애널리티카를 통해 유출된 정보가 미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캠프에 전달된 과정을 조사 중인 미 연방수사국(FBI), 연방거래위원회(FTC), 증권거래위원회(SEC) 등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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