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전셋값이 하락하면서 전세자금대출도 부실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5일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1·4분기 전세자금대출은 72조2,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4년(35조원)보다 2배로 늘어난 규모다. 지난 1~3월 증가액만 6조3,000억원에 이른다. 한국은행은 “아파트 신규 입주 증가 등으로 전세보증금 수요가 늘어난 데다 금융기관이 전세자금대출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신규 입주물량 확대 등의 영향으로 전셋값이 꾸준히 하락하면서 전세자금대출의 부실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경제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올해 2·4분기에 전 분기 말 대비 1.1% 하락했다. 금융위기 때인 2009년 1·4분기(-1.5%) 이래 가장 큰 폭의 하락세다. 부동산114의 한 관계자는 “올해 말 입주예정인 송파구 헬리오시티(가락시영) 등 대단지 아파트 입주가 완료되기 전까지는 수급불균형에 따른 전셋값은 약보합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서울에서 관리처분계획인가를 통해 재건축 아파트 이주시기를 조정하면서 이주수요가 분산된 것도 전셋값 하락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전세자금대출의 경우 공적기관 보증으로 취급되는 만큼 당장 부실화될 가능성이 크지 않지만 이처럼 전세 가격이 급락할 경우 임대가구가 보증금을 돌려주기 어려울 수 있어 철저한 위험관리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한국은행은 올 6월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금융기관은 차주에 대한 여신심사 관리를, 보증기관은 보증 대상·한도·비율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이주원기자 joowonmai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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