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건배사에 성적 내용이 포함된 ‘야한 건배사’를 했어도 참석자들이 성적 수치심을 느끼지 않았다면 성희롱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광주지법 행정1부(하현국 부장판사)는 15일 전남 순천시 모 동장으로 재직했던 A씨가 순천시를 상대로 낸 불문경고처분 취소 소송에서 “불문경고 처분을 취소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고 밝혔다.
앞서 A동장은 2016년 11월 여성 33명 등 모두 38명의 통장 등과 식사를 하면서 여성의 특정 신체 부위 표현이 들어간 내용의 건배사를 했다. 해당 민원은 당시 행사에 참석했던 남성이 제기했으며, 순천시는 ‘품위 유지 의무를 위반했다’며 경고 처분을 내렸다.
A씨는 이에 불복해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재판부는 순천시와 다르게 성적 표현이 들어간 건배사 자체에 대한 판단보다 해당 행사 참석자들이 받아들인 것에 성희롱 판단 기준을 뒀다.
재판부는 “지방공무원법에서 품위 유지 의무 위반에 해당하는 성희롱은 공무원의 성적 발언 등으로 성적 굴욕·혐오감,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며 “A동장의 건배사는 당시 행사에 참석한 여성들이 성적 수치심을 느낄 정도의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한 행사에 참석한 여성이 답례로 A씨와 같은 내용의 건배사를 했고, 성적 수치심을 느끼지 않았다는 다수의 증언이 있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으며 “A동장이 그동안 성실하게 업무를 수행했고 여러 표창을 받았으며 징계 전력도 없다. 이 처분으로 퇴직 시 포상 불가, 근무성적평정 감점, 성과연봉 지급 제외 등 불이익이 크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서영준기자 syj487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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