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서구 합성수지 공장 화재 현장은 시뻘건 불기둥이 치솟는 등 화염 속에서 녹아내렸다.
이날 화재는 16일 오후 11시 40분 인천시 서구 오류동 합성수지 제조업체 신안합성에서 발생했다.
PE(폴리 에틸렌)을 주원료로 플라스틱 발포 성형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인 이곳에서 ‘펑’하는 폭발음과 함께 발생한 불은 삽시간에 공장 일대에 퍼져갔다. 약 5,000㎡ 면적의 공장 마당에 쌓여 있던 다량의 가연성 단열재에 불이 옮겨붙자 불기둥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직선거리로 불과 200m 떨어진 검단힐스테이트·검단자이아파트 등 아파트단지 주민들은 창문 너머로 보이는 시뻘건 화마가 공장 일대를 집어삼키는 등 맹렬하게 타오르자 불안감에 떨기도 했다.
인천소방본부는 17일 0시 1분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타 시·도 인력까지 지원받으며 진화작업에 사력을 다했지만 불길은 쉽게 잡히지 않았다. 우선 불에 잘 타는 가연성 제품들이 대거 불에 붙었고, 공장 건물 방화구역 기능이 불충분해 인근 공장으로도 불이 옮겨붙었다. 1공장·2공장·가공장 등 건물들도 좁은 간격으로 다닥다닥 붙어 있어 불길이 쉽게 퍼졌다.
소방차 역시 진입에 어려움을 겪었다. 화재현장이 소규모 공장과 점포들이 밀집한 지역 한가운데에 있는데다 진입도로도 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좁았기 때문이다.
다행히 인명피해 없이 이날 오전 3시 43분께 불길이 완전히 잡혀 화재 확산 우려는 낮아졌지만 인근 아파트 주민 상당수는 불안감에 밤새 뜬눈으로 지새웠다.
주민 이모(48)씨는 “집 안에 있는데 ‘펑’하는 폭발음 소리가 났다”며 “밖을 내다보니 인근 공장에서 불길이 보였는데 불이 삽시간에 번졌다”고 당시 상황을 증언했다.
큰불은 모두 잡혔지만 이날 오전 4시까지도 연기와 불빛은 20∼30m 떨어진 곳에서도 보일 만큼 잔불은 남아 있는 상태다. 인천소방본부는 대응 1단계를 유지하며 잔불 정리를 하고 있다. /홍승희인턴기자 shhs950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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