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보카도는 약 9,000년 전부터 중남미에서 재배된 열대과일이다. 원산지인 멕시코의 아즈텍인들은 아보카도의 열매 모양을 본떠 고환을 뜻하는 ‘아후아카틀(ahuacatl)’이라고 불렀는데 실제로 남성 호르몬을 생산하는 비타민 B6를 다량 함유하고 있다. 아보카도의 매력은 풍부한 영양소에서 찾을 수 있다. 항산화 작용이 강한 비타민E가 풍부하고 식물섬유도 많아 기네스북에 ‘가장 영양가 높은 과실’로 등재됐을 정도다. 지방분이 많아 ‘숲의 버터’라는 별명을 가졌지만 대부분 불포화지방산이어서 콜레스테롤을 덜어주는 효과도 볼 수 있다. 껍질이나 씨앗이나 유용하기는 마찬가지다.
아보카도가 전 세계에 널리 알려진 것은 1990년대 들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 체결된 덕택이 컸다. 미국의 유명 연예인들을 중심으로 아보카도 예찬론이 커지고 중국 등 아시아 지역의 수입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세계 무역의 총아’라는 얘기까지 듣고 있다. 멕시코 현지에서는 품귀현상으로 가격이 급등하면서 ‘녹색 황금’으로 불리는가 하면 아보카도의 80%를 생산하는 미초아칸 주민들은 범죄자를 막겠다며 자경단까지 운영하고 있다.
국내에도 아보카도 열풍이 갈수록 뜨거워지면서 수입량이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올 상반기 아보카도 수입량은 7,136톤으로 지난해 연간 규모를 훌쩍 넘어 수입과일 성장률 1위에 올랐다. 아보카도의 영양성분도 그렇거니와 연둣빛 과육과 갈색 씨앗 등 독특한 외형이 인스타그램 같은 SNS에 적격이라는 분석도 있다. 외식업계에서 아보카도를 활용한 신메뉴를 속속 내놓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예로부터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했다. 우리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영양 만점의 과일이 탄생하기를 기대해본다. 정상범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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