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대한민국 프로 다트 선수들의 무대인 퍼펙트 코리아와 아마추어 다트 선수들의 무대인 피닉스 컵 중계를 맡고 있다. 올해의 경우 3차 대회 중계 후, 곧장 3000여 명의 세계 다트인이 상금 1억 3천6백만원을 두고 펼치는 ‘2018 서머 페스티벌’에 투입되었다. 먼저 대회 중계를 어떻게 준비했는지 물어보았다.
“퍼펙트 코리아& 피닉스 컵 3차 대회가 끝나자마자 준비했어요. 약 한 달 정도의 기간이 있었는데, 특히 대회 2주를 앞두고 더 열심히 준비했던 것 같아요. 다른 일은 제쳐두고 오로지 서머 페스티벌을 위해 모든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어요.
유튜브에 올라온 다양한 다트 경기를 보면서 주요 선수들 스타일이나 전적을 정리하고, 대회 구성과 룰, 다트 관련 데이터를 최대한 모았죠. 이런 데이터들이 실제 중계할 때 다 말할 거리가 되거든요.
그런데 실제 서머 페스티벌 대회 중계를 하면서, 현장에서 얻은 정보를 시청자들에게 들려주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서머 페스티벌은 말 그대로 축제잖아요. 축제에 걸맞게 뭔가 에피소드나 선수들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싶었어요.
그래서 대회 마지막 날에는 세계 선수단 테이블에 가서 직접 선수들에게 말을 걸고 인터뷰를 했어요. 또 라운드로빈이 진행되고 있는 더블즈 경기장에 가서 선수들과 인사를 나누고 간단한 인터뷰도 했죠.”
대회를 마치고 아쉬운 점이 있냐는 질문에, 아쉬운 점보다는 세계 선수들이 서머 페스티벌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점에 자부심을 느꼈다고 한다. “서머 페스티벌이 올해로 9회째를 맞고 있는데, 매년 발전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도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이 있냐는 질문에, 준비한 만큼 다 못 보여드린 점이 아쉽다며 살짝 웃는다. “어떤 선수들이 본선에 진출하게 될지 모르거든요. 그래서 본선에 오를 것 같은 선수들과 미리 인터뷰를 나눴어요.
그런데 그 선수들이 무대 위에서 경기를 하지 않아서 인터뷰한 내용을 다 말하지 못했어요.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경기가 중계방송이 되거든요. 그 점이 조금 아쉬워요.”
이날 김해연은 5년간 다닌 독일계 금융회사를 관두고 프리랜서 방송인으로 전향한 사연을 밝혔다.
“한번 시작하면 제대로 하는 성격이라, 2년 동안 회사밖에 모르고 살았어요. 2년간 매일 야근하고 3시간 자고 일어나 아침에는 회화학원에 갔다가 출근했어요. 그렇게 2년을 사니까 남들보다 빨리 승진도 했어요. 그런데 그렇게 자리를 잡고 나니 대학교 때 꿈꾸던 진행자의 꿈이 생각이 나더라고요.
주변 사람들이 지금 시작하기에는 늦었다고 했지만, 어차피 후회할 거라면 (설령 안되더라도) 해 보고 후회하는 편이 나을 것 같았어요. 나중에 나이 80세 되어서 ‘그때 해 보았어야 했는데...’하고 후회하면 안 되잖아요. 그래서 회사를 3년 더 다니고 그만뒀어요. 그리고 열정 하나로 진행자의 꿈을 키웠어요”라고 말했다.
그녀의 과거와 미래를 물어보았다.
“감사하게도 주변에 좋은 분들이 많아요. 중간에 포기하려고 할 때마다 힘이 되어주시죠. 조금만 더 해 보라고. 그러면 좌절의 시간이 디딤돌이 되어서 한 단계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아요.
제 인생 영화 중에 하나가 ‘사운드 오브 뮤직’이에요. 그 영화를 보면 원장수녀님이 주인공 마리아에게 불러주는 넘버가 있는데 “산을 모두 올라가 봐요, 개울도 모두 건너봐요, 무지개를 따라 꿈을 향해 달려요(Climb every mountain, Ford every stream, Follow every rainbow, Till you find your dream)”라는 가사가 나와요.
저는 그 가사처럼 계속 많은 도전을 하고 제 꿈을 찾아갈 거예요. 그러다 보면 저만의 아이덴티티가 생길 거라고 생각해요. 처음에는 리포터와 쇼핑호스트로 케이블티브이에서 얼굴을 비췄어요.
시와 책을 좋아하다 보니 여러 시인분들을 따라서 전국을 다니며 시문학 콘서트 등 다양한 문학콘서트 MC도 봤고요. 올해 상반기에는 한 무크지에 제 동시가 실렸어요. 계속해서 동시도 쓰고, 올 하반기에는 광고모델로서 얼굴을 많이 비추고 싶어요.”라고 대답했다.
문득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떠올랐다. 화가이자 조각가이자 군사기술자였던 레오나르도 다빈치. 살아생전에 다양한 직업을 가진 그였지만 우리는 그를 위대한 예술가로 기억한다. 끊임없는 도전을 통해 자신의 길을 개척하고 있는 김해연. 그녀도 언젠가는 본인만의 아이덴티티로 우리에게 성큼 다가와 있지 않을까. 그녀의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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