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성희롱 의혹 등이 제기된 교수의 파면을 요구한 서울대 학생들의 천막 농성이 120일 만에 해제됐다.
19일 서울대 총학생회는 행정관(본관)앞에 설치한 천막을 철거하고, 지난 3월 21일부터 시작한 사회학과 H교수 파면요구 천막 농성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날 총학생회는 농성 중단 배경에 대해 “서울대 공동체 내에서 교수·학생 간 위계 관계, 학내 인권 담론 미흡, 인권대책 부재, 인권 사안 관련 학생 배제 등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며 “최소한의 대책 마련이 이뤄진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어 총학생회는 “인권센터가 주도해 학부생·대학원생·교수·인권센터 전문위원이 참여하는 테스크포스(TF)를 신설한다”며 “학생들이 수년간 요구해오던 핵심 의제들이 TF를 통해 다뤄질 것이며, H교수 사태로 공론화된 인권 의제들을 해결하는 데 힘을 쏟겠다”고 덧붙였다.
총학생회가 언급한 TF에서는 교수 성폭력 사안 피해자 보호를 위한 가이드라인 확립, 인권 가이드라인 제정, 인권센터 심의위원회 학생 참여 보장, 교원징계규정 신설 중 구성원 의견 반영 등이 안건으로 다뤄질 예정이다.
총학생회는 “교육부가 횡령 혐의로 H교수를 형사고발한 만큼 H교수의 거취는 법원 판결에 달려있다”며 “학생들은 대응의 장을 학내에서 법원과 사회로 전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H교수는 학생들에게 성희롱과 폭언 및 집 청소, 차량 운전 등 사적인 일을 시킨 의혹으로 논란을 빚었다. 이에 총학생회는 H교수 파면을 요구하며 본관 앞 천막 농성을 시작했다.
이후 지난 5월 서울대는 2차례 징계위원회를 열어 H교수에 대해 정직 3개월을 의결했으나, 성낙인 총장이 징계 수위가 가볍다고 반려하면서 최종 징계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정진수기자 sestar@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