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기도 수원 영통구 광교신도시 아파트값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전용 84㎡의 매매가가 10억원을 바라볼 정도로 신도시 ‘대장주’로 꼽히는 판교신도시의 뒤를 바짝 쫓는 모습이다. 광교는 ‘조정대상지역’ 등의 규제 지역으로 지정되지 않아 반사이익을 얻고 있는 데다, 지역 내 개발 호재 등이 겹치면서 일대 아파트값을 끌어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KB부동산 월간 통계 자료를 보면 6월 광교신도시가 포함된 수원 영통구의 아파트 가격은 0.66% 올랐다. 이는 같은 기간 동안의 경기 지역 상승률(0.11%)을 크게 웃돈 것이자, 수도권에서 가장 큰 오름폭이다.
광교의 강세 진원지로는 ‘광교중앙역’ 인근 단지들이 꼽힌다. 실제 ‘광교중앙역’ 바로 앞 입지인 영통구 이의동의 ‘자연앤힐스테이트’ 전용 84㎡가 지난달 9억 7,000만원에 손바뀜이 일어났다. 올해 1월 8억~8억5,000만원에 있었다는 점과 비교하면 5달 만에 1억원 넘게 오른 것이다. 현재도 이 평형대는 9억3,000만~9억8,000만원에서 매물이 나오며, 일대에서는 10억원을 넘어서는 건 시간문제라는 반응이 많다.
광교호수공원 인근의 하동 일대 아파트값도 많이 올랐다. 이곳에서는 호수 조망권 프리미엄을 이유로 최초 분양가격에 붙은 웃돈만 5억~6억원에 이른다. 가령 올 5월부터 입주한 ‘힐스테이트 광교’ 전용 97㎡의 경우 지난달 10억원을 넘는 금액에서 매매 계약이 체결됐으며, 현재 시장가격은 10억 5,000만~10억7,000만을 호가한다. 이 평형 최초 분양가격(5억~6억원) 만큼 웃돈이 따라오는 것이다. ‘광교 중흥 S클래스’ 전용 84㎡도 5월 10억5,700만원에 계약된 데이어 호수 조망권 있는 매물은 현재 11억원을 넘겨서 시장에 나온다.
광교의 강세는 정부 규제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부는 지난해 8·2 및 9·5 대책을 통해 경기도에서 과천, 분당, 광명, 하남, 고양, 동탄 등을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 등으로 지정해 각종 규제를 쏟아 냈다. 하지만 광교는 이 과정에서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았다. 이의동의 한 중개사는 “광교는 조정대상지역 등의 다른 경기 지역과 달리 2년 실거주를 하지 않아도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면서 “속된 말로 단타로 먹고 빠지기 좋은 동네”라고 했다.
지역 내에서 진행되는 개발 사업도 광교의 집값을 끌어올린다는 해석이 있다. 한 중개사는 “광교에는 경기도청사, 법조단지 등이 새롭게 만들어질 예정”이라면서 “수요가 늘 것은 뻔한데 새집이 들어설 곳은 이제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현재 진행되는 개발 사업이 완성된 이후 공급이 수요를 따라오지 못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런 까닭에 일대 중개사들은 광교의 상승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곧 집값이 주춤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하동의 S공인 관계자는 “아파트 매입에 나섰다가 최근 시세를 보고 너무 비싸 매입을 하지 않는 사람이 적지 않다”면서 “집주인들이 아무리 매도호가를 올린다 하더라도 매수자가 없으면 의미가 없다”고 했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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