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경찰이 지난 3월 ‘러시아 이중 스파이 암살 미수 사건’의 용의자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용의자 중에는 러시아인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지만 러시아 측은 연관성을 강력 부인했다.
로이터통신은 영국 경찰이 사건 전후 입출국자들을 촬영한 보안 관련 화면을 교차 분석한 결과 용의자 윤곽이 드러났다고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PA통신에 따르면 수사에 정통한 소식통은 용의자 중에는 몇몇 러시아인이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미국 CNN방송은 경찰이 용의자 2명을 특정했으며, 이들은 암살 시도 직후 일반 비행기를 타고 러시아로 돌아갔다고 보도했다.
사건 발생 이후 줄곧 연관성을 부인해 온 러시아 정부는 이번에도 같은 입장을 유지했다. 알렉산더 야코벤코 영국 주재 러시아 대사는 BBC와 인터뷰에서 “불행하게도 영국 측의 공식적인 성명을 받지 못했다”며 “런던 경찰청이나 영국 외무부로부터 얘기를 듣고 싶다. 언론에 실린 많은 버전의 얘기를 듣고 있지만 외무부로부터 사실이라는 뒷받침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정부 역시 러시아 출신 용의자를 확인했다는 언론 보도에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영국에 망명 중인 전직 이중스파이 세르게이 스크리팔과 딸 율리아는 지난 3월 솔즈베리의 한 쇼핑몰 벤치에서 신경작용제인 노비촉에 중독된 채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된 뒤 치료를 받고 회복했다. 영국 정부는 러시아가 군사용으로 개발한 노비촉이 사용된 이 사건의 배후가 러시아라고 비난했으나 러시아는 이를 계속 부인하고 있다. 노비촉 중독 사건은 지난달 30일 솔즈베리와 10여km 떨어진 에임즈버리의 한 건물에서도 발생해 당국이 두 사건의 연관성을 조사하고 있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