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인 A씨는 서울관광을 앞두고 온라인을 통해 ‘디스커버 서울패스’ 72시간권을 구입했다. 패스 실물은 국내로 들어온 후 명동관광정보센터에서 받았다. 그는 테지움서울(테디베어 테마파크)를 시작으로 ‘도장깨기’를 해 무려 23개의 관광지를 이용했다. 현재까지 서울패스 72시간권으론 최다 방문기록이라고 서울관광재단은 설명했다. A씨는 “같이 온 친구와 경쟁이 붙었는데 제가 이겼어요. 서울에 즐길거리가 이렇게 많은지 미처 몰랐습니다”고 전했다.
지금까지 쇼핑에만 경도된 외국인개별관광객(FIT)의 볼거리·즐길거리·먹을거리를 다양화하기 위해 관광패스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관광패스는 카드 한 장으로 주요 관광지를 무료 또는 할인 이용하게 하는 이른바 ‘자유이용권’이다. 이미 주요국들은 런던패스·로마패스·뉴욕패스 등을 운용 중이다. 이웃나라 일본에도 오사카주유패스·간사이쓰루패스 등이 있다.
서울시도 나섰다. 외국인 전용 관광패스로 ‘디스커버 서울패스’가 첫선을 보인 것은 지난 2016년 7월. 서울패스 판매량은 첫해 4,850장에 이어 작년에는 1만5,571장으로 늘어났다. 올해는 3만장이 목표다. 지난 5월 스마트폰으로 이용할 수 있는 모바일권이 출시되면서 호응이 크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관광패스의 성공이 그동안 ‘쇼핑’에 쏠린 외국인 관광객의 서울관광 트렌드를 바꿀 계기가 될 것으로 지적한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2017 외래관광객 실태조사’에 따르면 방한 이유 1위는 쇼핑으로 무려 62.2%(중복응답)나 됐다. 반면 정액권인 관광패스는 많은 관광지를 방문할 수록 더 유리하기 때문에 구석구석 진짜 서울을 살필 유인책이 된다는 설명이다.
서울관광재단은 현재 24시간권(3만9,900원)·48시간권(5만5,500원)·72시간권(7만원) 등 3종류의 ‘디스커버 서울패스’를 판매 중이다. 이를 통해 N서울타워·궁궐·코엑스아쿠아리움·그레뱅서울뮤지엄·SM타운뮤지엄 등 36개소를 무료로, 기타 30개소는 할인 혜택을 주고 있다. 서울관광재단 관계자는 “내년에는 대상을 100곳 이상으로 늘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수문기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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