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 재임 시절 경찰이 주요 노동단체 홈페이지 게시판에서도 ‘댓글공작’을 벌인 정황이 확인됐다.
경찰 등은 댓글공작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청 특별수사단이 지난 23일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해 연맹 홈페이지에 올라온 일부 게시물에 관한 자료를 확보했다고 25일 밝혔다.
수사단은 2010년 4월 민주노총 게시판에 올라온 게시물과 댓글 가운데 작성자 정체와 작성 의도가 의심스러운 것이 있다고 판단해 작성자 이름과 연락처, 작성자가 접속한 인터넷 프로토콜(IP) 등의 정보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단은 ‘민노총을 탈퇴해야 진정한 노조 자립을 갖추는 것’, ‘민노총, 금속(노조)의 똘마니 짓을 벗어나야 한다’는 글을 올린 한 게시물 작성자를 의심하고 있다. 이 작성자는 준법집회 개최를 촉구하는 글도 여럿 게시하기도 했다.
수사단은 확보한 자료를 분석한 뒤 이들 게시물 작성자가 경찰관이 맞는지, 경찰관이라면 누구의 지휘를 받아 이런 활동을 했는지 등을 확인한 뒤 관련자들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앞서 경찰청은 국군 사이버사령부가 이명박 정부 시절 ‘악플러’ 색출 전담팀인 ‘블랙펜’ 분석팀을 운영하면서 경찰에도 관련 내용을 통보했다는 국방부 사이버 댓글사건조사 TF(태스크포스) 조사결과가 나오자 자체 진상조사애 착수했다. 경찰은 당시 본청 보안사이버수사대 직원들이 상사로부터 정부 정책 지지 댓글을 달라는 지시를 받았고 이를 일부 실행한 사실이 있다는 진술을 확보했으며 지난 3월 치안감을 단장으로 한 특별수사단을 꾸려 수사를 벌였다.
수사 과정에서 주무부서인 본청 보안국뿐 아니라 치안정보를 수집하는 정보국, 대국민 홍보를 맡는 대변인실, 공작 활동 실무를 담당했다는 의심을 받은 서울·경기남부·부산·광주·강원경찰청 등이 압수수색을 당했다.
/장유정인턴기자 wkd1326@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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