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및 동아프리카 최대 거점 도시를 목표로 하는 오만 정부의 야심작, 두큼경제특구 스마트시티 사업에 한국이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우리 정부는 25일(현지시간) 오만 무스카트에서 오만 측과 스마트시티 협력 프로그램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MOU 체결은 이낙연 국무총리의 오만 방문을 계기로 전일 열린 양국 총리회담에서 아싸드 빈 타리끄 알 사이드 대외관계 오만 부총리가 먼저 제안하면서 진행되게 됐다. 우리 측에서는 손병석 국토교통부 1차관이, 오만 측에서는 알 수나이디 상공부 장관이 서명했다. ▲스마트시티 정책 제도 등에 대한 경험과 정보 공유 ▲초청연수 등 전문가 교류 ▲상호협력이 가능한 스마트 시티 프로젝트 발굴 등이 주요 내용이다. 또 이번 MOU를 계기로 당장 올해 안에 오만 두큼경제특구청 스마트시티 관계자들을 한국으로 초청, 관련 연수를 진행하기로 했다. 방한 초청연수 주관은 스마트시티 수출에 주력하고 있는 한국토지공사가 주관하기로 했다.
두큼경제특구는 오만 정부의 국가 발전 전략인 ‘비전 2020’ 및 ‘비전 2040’의 핵심 사업 중 하나다. 오만의 수도 무스카트 남쪽 550㎞ 떨어져 있는 해안 지역에 위치해 있으며, 총 면적은 2,000㎦ 수준이다. 중동 및 북아프리카 최대 규모 특별경제지역으로 조성해 아랍에미리트(UAE)의 두바이처럼 탈석유 산업화의 핵심 기지로 키운다는 게 오만 정부의 목표다. 이곳에는 산업단지 뿐 아니라 수산업단지, 항구 및 수리조선소, 물류, 주거·상업·관광단지, 교육 및 훈련단지, 원유저장소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무엇보다 동쪽은 아라비아해, 왼쪽은 동아프리카, 오른쪽으로는 인도가 위치해 있어 글로벌 해상 거점 도시로 성장 가능성이 크다.
이낙연 총리도 MOU 체결식에 임석했다. 또 이 총리는 현지에서 우리 기업인들을 만나 “앞으로 두큼경제특구에 많은 일이 벌어질 것”이라며 “이미 이웃나라들이 오만에 들어와서 우리의 만만찮은 경쟁자가 되고 있다. 특히 중국은 여러 가지 호조건을 내세우면서 도처에서 우리 앞길을 가로막고 격렬한 경쟁을 벌이는 사이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 총리는 “아싸드 부총리가 ‘중국이 대담하게 투자하고 있다. 한국도 대담하게 해달라’는 말을 했다”며 “정부도 돕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이날 무스카트에서는 한-오만 비즈니스포럼도 열렸다. 박상우 한국토지공사 사장, 허경구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 사장, 이영훈 포스코건설 사장, 박영춘 SK이노베이션 부사장을 비롯해 LG상사, GS건설, 대림산업, GS에너지, 대우건설, 현대건설, 삼성엔지니어링 등 국내 대표 건설·인프라기업이 총출동했다. 오만 측에서도 150명이 넘는 기업인이 참석했다.
/무스카트=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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