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저녁 광화문 인근 호프집에서 열린 시민들과의 ‘깜짝 만남’ 자리에 대통령 후보 시절 빨래방에서 만나 대화를 나눈 청년구직자를 다시 부른 사실이 27일 전해졌다.
이는 이날 오전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문 대통령이 지난해 겨울 시장에서 만난 청년을 호프집에서 또 만났다면서 “쇼통”이라 비판하고, 이에 대해 청와대가 이 청년을 다시 부른 경위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이던 작년 3월 노량진 빨래방을 찾아 군무원 시험을 준비하던 배준씨를 만났다. 당시 문 대통령은 배씨와 취업 준비에 대한 얘기를 나누고서 인근 삼겹살집으로 옮겨 소주를 곁들인 저녁식사를 함께 했다.
문 대통령은 배씨에게 술을 따라주며 “준이의 군무원 시험 합격을 위하여”라고 건배했고, 자신의 넥타이를 선물하며 “시험에 합격하면 첫 출근 때 꼭 (착용하라)”라고 덕담도 했다. 그런 배씨는 전날 열린 호프집 ‘깜짝 만남’에도 참석해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다 과감하게 포기했다”며 “다음 학기에 복학한다”고 문 대통령에게 근황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공백이 아깝겠다”며 “아르바이트 하고 있느냐”의 질문을 하기도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배씨의 참석과 관련해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의전(비서관실)이 배씨에게 연락해 참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배씨는 어제 행사가 대통령과의 만남이라는 것을 알고서 온 유일한 참석자였다”며 “이전에 만난 국민을 다시 만나 사연과 의견을 경청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했다. 아울러 배씨의 참석 소식은 사전에 문 대통령에게도 보고됐다.
이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2012년 대선후보 시절 고시촌 ‘컵밥집’을 찾아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던 조연수씨를 만난 뒤, 작년에 다시 경찰관이 된 조씨를 만났다”고도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조 경찰관과 배씨 등의 사례처럼 과거에 연을 맺은 사람과 다시 만나는 일이 계기마다 이어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이날 김성태 원내대표는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배씨의 사진을 보여주며 “문 대통령이 어제 호프집에서 만난 이 청년은 지난해 겨울 문 대통령과 시장통에서 소주를 기울인 바로 그 청년이었다”며 “세상이 좁은 것인가, 탁현민 행정관의 기획력이 다한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김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께서 언제까지 이런 ‘쇼통’으로 국민의 마음을 가져가려고 하는 것인지 지켜보겠다”고 지적했다.
/이서영인턴기자 shy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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