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재건축 대장주인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76㎡는 최근 16억4,500만원에 실거래되며 전 고점을 뚫고 역대 최고가를 찍었다. 지난해 8·2대책 발표 직후 12억6,000만원이었던 이 아파트는 재건축 기대감에 슬금슬금 오르기 시작하더니 다주택자에 초점을 맞춘 정부의 잇단 규제 발표 이후 오히려 강남 대치동에 ‘똘똘한 한 채’를 마련하려는 수요자들이 몰려 1년 사이에 무려 4억원 가까이 몸값이 뛰었다. 반포래미안아이파크 전용 84㎡ 분양권은 이달 21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역시 지난달 전고점(20억7,400만원)을 넘어섰다. 강북도 상황은 비슷하다. 마포구 도화삼성 전용 84㎡는 이달 초 9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1년 전보다 2억원 가까이 올랐다.
반면 경상남도 거제시 아주동 거제 마린푸르지오 1단지의 1년 전 전용 59㎡ 매매가는 1억8,500만원 수준이었는데 최근 시세는 1억6,900만원까지 떨어졌다. 주력산업인 조선업 경기 침체에다 서울에서 내려오는 투자 수요까지 급감하면서 약세를 보였다. 인근 중개업소들은 미분양 물량 부담까지 겹쳐 당분간 집값이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울산 매곡동 매곡푸르지오 1단지 전용 84㎡ 매매가도 최근 1년새 7,000만원 이상 하락했다.
8·2 대책 발표 이후 지난 1년간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은 집값이 되레 오른 반면 지방은 대구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추가 하락했다. 29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8·2대책 발표 이후 최근(7월27일 기준)까지 서울 아파트 가격은 14.73% 올랐다. 일시적으로 위축됐던 강남권과 마포·용산·성동, 그리고 종로·서대문 등 도심권에서 새 아파트와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신고가가 속출하고 있다. 반면 경상남도는 2.86% 하락했고 울산광역시(-1.67%), 경상북도(-1.35%), 부산광역시(-1.08%), 충청남도(-0.77%), 충청북도(-0.54%) 등도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했다.
서울과 지방이 다른 행보를 보인 것은 다주택자들이 지방 주택은 처분하고 미래 가치가 높은 서울과 일부 수도권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현상이 가속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부산은 해운대구 등 일부 지역이 청약조정지역으로 지정되면서 최근 1년간 1% 넘게 떨어졌고 조선업 구조조정으로 위기를 맞은 울산·거제와 새 아파트 입주가 많은 충청권 등지는 지난 1년 내내 집값이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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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기자 hoon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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