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폭염의 기세가 맹위를 떨치고 있는 가운데 전기요금 부담에 대한 우려가 계속되자 정부가 2016년 말 개편한 누진제를 추가로 보완하거나 개선할 여지가 있는지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
정부는 장기적으로 누진제 대신 산업용처럼 계절과 시간대별로 요금을 차등하는 ‘계시별’ 요금제를 주택용에도 도입할 방침이다.
계시별 요금제는 계절을 봄·가을, 여름, 겨울 3개로 하고 시간대를 최대부하, 중간부하, 경부하 3개로 나눠 전기요금을 차등 적용하는 방법이다. 산업용과 일반용에는 이미 적용됐지만 주택용은 가구별로 실시간으로 사용한 전력량을 확인할 수 없어 도입되지 않은 상태다.
박성택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산업정책관은 “2년 전 누진제 개편으로 요금 부담을 어느 정도 완화했는데도 문제가 지속하는 것에 대해 근본적인 차원에서 고민하고 있다”며 “한시적으로 요금을 할인해달라는 요청도 있는데 검토해서 대응할 필요가 있는지 보겠다”고 정부세종청사 기자간담회에서 30일 밝혔다.
다만 “당시 누진제 개편이 실제 전력수급이나 국민의 전기요금 부담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정밀히 파악하기에는 시기적으로 이르다”면서 당장 전면적인 수정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박 국장은 “수요관리를 위해 누진제보다 더 전향적인 제도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대표적인 게 주택용에도 계시별 요금을 도입해서 소비자가 합리적으로 선택하고 그에 대해 책임지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산업부는 실시간 전력사용량과 요금을 파악할 수 있는 스마트계량기를 2020년까지 전국에 보급할 예정이다. 현재 2,400만 가구 중 537만 가구에 설치됐다. 산업부는 지난 18일 발표한 ‘제2차 지능형전력망 기본계획’에 따라 올해 하반기부터 약 2,000 가구를 대상으로 계시별 요금제 시범사업을 하고, 2021년 세종시 전역에 계시별 요금제를 적용할 계획이다. /신경희인턴기자 crencia96@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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