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이규형이 세밀한 차이까지 살려내는 연기력으로 극에 긴장감을 더했다.
30일 오후 방송된 JTBC 월화특별기획드라마 ‘라이프(Life)’(극본 이수연, 연출 홍종찬 임현욱)에서는 예선우 역을 맡은 이규형이 두 가지 모습으로 안방극장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날 방송에서 이규형은 예선우로 분해 진우(이동욱 분), 노을(원진아 분)과 편하게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그려내며 선우 캐릭터가 지닌 따사로운 면모를 부각시켰다. 집에서 진우와 노을을 기다리던 선우는 저녁 일상을 그들과 보내며 이들 사이에 과거부터 오랜 기간 이어진 서사가 있음을 드러냈다. 특히 형 진우가 병원을 관둘까 하며 힘들어하는 기색을 보이자 이를 걱정하는 등 부드러운 모습을 보였다.
선우는 다정다감한 성격을 드러내면서도, 자신이 맡은 일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알아보는 면모도 드러냈다. 진우에게 평가 지원금의 행방에 대해 언급할 때에는 “형네 병원에서 조용히 덮자더라. 지원금을 병원에서 회수했다. 알려져서 좋을 것 없으니 병원도 우리도, 위에 사람들끼리 덮기로 했나보다”면서 상국대학병원 일에 대해 조사한 내용을 차분하게 알리는 등 면밀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와 대비되는 날카로운 면도 보여졌다. 다리가 불편한 모습이 아닌 똑바로 선 모습으로 선우는 진우의 앞에서 “어떻게 알았을까? 낙산 안 갈 거란 게 무슨 뜻일까?”라고 언급하는 등 노을, 진우와 있을 때와는 또 다른 냉한 모습을 드러내며 선우 캐릭터에 대한 의문을 키웠다. 윌체어를 탄 모습과 제대로 서 있는 모습 중 어느 쪽이 진짜 선우인지, 선우의 정체는 도대체 무엇인지에 대해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한껏 불러일으키고 있다.
한 캐릭터임에도 이처럼 온도차를 드러낼 수 있던 것은 이규형의 연기력이 주효했다. 노을과 진우에게 다정한 선우와, 진우의 앞에서 그의 속내를 설파하는 듯한 어두운 면을 가진 선우는 같은 인물임에도 전혀 다른 캐릭터로 비쳐지며 극에 대한 궁금증을 더하는 요소가 됐다. 이에 힘입어 이규형 캐릭터에 대한 의문도 안방극장에 증폭되고 있는 상황. 앞으로의 전개에서 이규형이 어떤 활약을 펼쳐갈지도 관심사다. 이를 제 옷처럼 꼭 맞게 소화하는 이규형의 연기 또한 또 하나의 관전포인트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편 ‘라이프’는 우리 몸 속에서 일어나는 격렬한 항원항체 반응처럼, 지키려는 자와 바꾸려는 자의 신념이 병원 안 여러 군상 속에서 충돌하는 의학드라마다. 매주 월, 화요일 오후 11시에 방송된다.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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