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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나가는 '남혐·여혐'] 온라인의 그-그녀는 왜, 서로를 할퀴나

"남자 인생 망치려고 미투 한다"

"길거리 돼지남 보면 죽이고 싶다"

온라인 커뮤니티 소통 사라지고

성차별적인 비난·혐오만 난무해





“저런 여자가 남자 인생 망치려고 울면서 미투합니다.”

“길거리에 돼지남들을 보면 죽이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최근 ‘워마드’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남여 혐오표현이 늘어나고 있다.

원색적이고 충격적인 남여 간 혐오표현들이 여과 없이 노출되고 있어 온라인 커뮤니티의 원래 취지인 대화와 소통 기능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오히려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을 조장하는 장으로 전락하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은 서울YWCA와 함께 지난달 1~7일 개드립·보배드림·디시인사이드·일간베스트 등 온라인 커뮤니티 8곳의 게시글을 분석한 결과 총 90건의 성차별적인 글이 발견됐다고 31일 밝혔다.



상대 성을 혐오·비난하는 글이 71건, 폭력·성적 대상화가 19건이었다. 혐오·비난 글은 남성이나 여성에 대해 부정적인 관념을 갖고 적대감을 드러내거나 신체 일부를 멸시한 욕설, 외모에 대해 왜곡된 인식을 부추기는 내용이 많았다. 실제 A 커뮤니티에는 아내를 남편의 성적 도구의 대상이자 복종의 존재로 유형화한 ‘좋은 아내 진단표’가 게재돼 있었고 B 커뮤니티에는 ‘교통사고 당해도 통통 튈 거 같이 살쪘던데’라며 외모를 비하하는 글이 있었다.

남성이나 여성을 폭력·성적 대상화한 글들은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거나 성적 도구로 연상될 수 있는 표현과 이미지들이 많았다. 또 지나친 폭력성을 드러내는 표현도 다수 있었다. C 커뮤니티에서는 ‘길거리에 돼지남들을 보면 진짜 죽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는 게시글에 ‘죽여도 된다’는 댓글이 달려 있었다. 또 자극적인 제목과 여성의 신체 부위를 강조한 선정적인 사진도 다수 발견됐다. 이외에도 자신보다 먼저 취업하면서 이별을 통보했던 과거 여자친구보다 더 높은 직급으로 취업해 복수했다는 게시글에 ‘저런 여자가 남자 인생 망치려고 울면서 미투한다’는 댓글로 ‘미투’ 운동을 비난하기도 했다.

조사 대상 사이트 중에서는 유튜브·일간베스트·와이고수에서 가장 많은 각각 15건의 성차별적 게시글이 조사됐다. 특히 미성년자를 비롯해 누구나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유튜브에 성차별적인 게시글이 많다는 점에서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양성평등교육진흥원 관계자는 “남성이나 여성에 대해 편향적인 성격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커뮤니티 외에도 이런 글들이 많다는 점은 충격적”이라며 “표현의 자유를 지키면서도 성차별적 언어와 혐오문화를 개선할 수 있는 제도적인 대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성평등교육진흥원은 이번 모니터링에서 발견된 성차별적 사례 일부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심의개선을 요청할 예정이다.
/김정욱기자 myk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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