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지훈이 ‘공작’에서 연기한 정무택은 북한의 안보를 책임지는 보위부 요원으로서 늘 상대를 의심하고 경계하는 속을 알 수 없는 인물이다. 야심가에다 다혈질, 군인다운 사냥개 근성이 투철하다.
31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공작’(감독 윤종빈)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윤종빈 감독과 배우 황정민, 이성민, 조진웅, 주지훈이 참석했다.
정무택은 겉으로 드러난 신분은 북경 주재 대외경제위 소속이나 실체는 남한의 안기부에 해당되는 국가안전보위부 제2국 과장이다. 외화벌이가 우선인 리명운(이성민)과는 목적도 의도도 다른 그는 리명운과 미묘한 신경전으로 팽팽한 긴장을 자아낸다.
사업을 목적으로 북의 고위층에 접근하는 흑금성(황정민)에게 난관을 제시하며 위협을 조성하고, 북한 대외경제위 처장 리명운에게는 각을 세우며 끊임없이 긴장감을 형성한다.
주지훈은 “북한 실정을 잘 아시는 선생님에게 도움을 받았다“며 캐릭터를 만들어 간 과정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정무택은 나이에 비해 고위직이고, 좋은 집안에서 어릴 때부터 그 직위가 될 수 있게끔 훈련 받은 캐릭터이다“고 설명했다.
정무택은 끊임없이 흑금성의 속을 떠보는 테스트를 하는 것으로 흑금성을 긴장시킨다. 이에 대해 주지훈은 “박석영(황정민)만 의심하는 게 아니라, 같은 사상을 가진 사람도 사상이 변질되거나, 변할 수 있기 때문에 리처장(이성민)과 아군이면서 부딪힌다. 거기에 맞게 의심이 몸에 배인 사람이다”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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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의 첩보전은 치열한 ‘심리전’을 바탕으로 한다. 그래서 ‘공작’에 등장하는 첩보원은 액션 히어로가 아니라 ‘심리전의 대가’이자 ‘천의 얼굴을 가진 연기자’들이다. 영화에서는 눈빛 하나, 숨소리 하나에서도 상대의 정체를 파악하기 위한 북측의 집요한 의심과 이를 피해가기 위한 흑금성의 페이크가 쉼 없이 교차한다.
주지훈은 “극이 긴장감이나 밀도가 높아서 현장에서 굉장히 많은 리허설과 준비를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특히 선배들의 조언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영화 ‘아수라’부터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황정민에 대해서는 “제가 어릴때부터 진심으로 존경하는 선배다. 후배 입장에서는 항상 최적의 컨디션에서 연기할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하다.”라고 감사함을 전했다. 무엇보다 “받아들이는 사람이 불편하지 않게, 도움이 되는 애정어린 조언을 해 주신다.”고 전하며 훈훈한 선후배 관계를 뽐냈다.
한편, 제 71회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공식 초청된 윤종빈 감독의 신작인 영화 ‘공작’은 1990년대 중반 ‘흑금성’이라는 암호명으로 북핵의 실체를 파헤치던 안기부 스파이가 남북 고위층 사이의 은밀한 거래를 감지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새로운 한국형 첩보영화다. 8월 8일 개봉한다.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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