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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카드 수수료 인하와 고객편익

윤종문 여신금융연구소 선임 연구위원




플랫폼은 기차·버스 플랫폼, 강단 및 연단, 석유플랫폼 등 물리적 구조물을 의미하지만 최근에는 물리적 장소 보다는 공간 혹은 두 집단간 상호작용 촉매제로서의 매체의 의미가 강하다. 그런 의미에서 신용카드 시장도 하나의 플랫폼으로 볼 수 있다. 이는 구매자와 판매자들을 신용카드 네트워크를 통해서 재화와 용역의 대가를 안전하고 신속하게 교환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플랫폼과 연계해 가장 많이 언급되는 이론이 양면시장 이론이다. 단면시장은 구매자와 판매자가 직접 상호작용해 거래가 이루어지는 구조라고 하면, 양면시장은 플랫폼을 통해서 두 집단의 거래가 이루어지는 시장을 의미한다. 양면시장은 상대방의 플랫폼 참여 규모가 다른 상대방의 플랫폼 이용 편익에 영향을 주는 ‘간접 네트워크 외부성’이 존재하는 시장이다. 즉, 신용카드를 수납하는 판매자가 많아질수록 카드회원은 기존 보다 더 많은 결제 편의성을 얻게 되고 카드회원이 많아질수록 판매자는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하는 것과 같다.

편익을 결정하는 양면시장의 플랫폼 참여자 규모는 두 집단에 부과하는 상대가격(구매자·판매자)에 의해서 차이가 나타난다. 만약 카카오톡 같은 플랫폼이 일반회원에게는 유료로 하고 기업들에게 무료로 개방했다면 현재와 같은 국민 메신저가 될 수 없었을 것이다. 이는 신용카드 플랫폼이 카드회원의 연회비는 낮게, 부가서비스 혜택은 높게 제공하는 반면 가맹점에게 플랫폼 비용의 상당부분을 가맹점수수료로 부담시키는 이유이다.



가맹점수수료는 자체로만 보면 가맹점의 비용부담 문제로 볼 수 있지만, 양면시장에서는 플랫폼의 규모와 편익의 관점으로 해석될 수 있다. 가맹점수수료가 변하면 카드회원의 부담비용도 변할 수밖에 없고, 이는 신용카드 플랫폼의 규모에도 영향을 미쳐 전체 편익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최근 신용카드 시장의 플랫폼 비용 부담에 있어 가맹점수수료에만 초점을 맞춰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신용카드 시장은 양면시장 플랫폼으로 간접 네트워크 외부성과 사회적 편익이 상대가격에 의해 변할 수 있는 시장이다. 그렇기에 가격정책에 있어서는 이러한 카드시장의 특성을 고려한 보다 종합적인 시각의 접근방식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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