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염혜란이 가슴을 울리는 묵직한 한방을 선사했다.
지난달 31일 오후 방송된 JTBC 월화특별기획드라마 ‘라이프(Life)’(극본 이수연, 연출 홍종찬 임현욱)에서는 강경아 팀장 역을 맡은 배우 염혜란이 인간미 넘치는 면모를 드러내며 극 전개에 힘을 실었다.
이날 방송에서 강팀장은 병원에서 발생한 의료사고로 환자가 사망해 분노와 고뇌에 빠진 구승효(조승우)를 최측근에서 보좌하며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냈다.
항암제 빈크리스틴과 시트라빈을 잘못된 위치에 주사해 환자가 사망에 이른 사건이 일어나자 상국병원의 의사들은 의료상 착오라고 주장하며 구승효에게 자신들의 힘든 처지를 토로했다. 하지만 구승효는 의사들이 자신들의 실수를 은폐하고 정당화하려는 것에 급급해하는 것을 보고 분노했다.
이후 해당 일의 처리를 두고 고뇌에 빠진 구승효에게 그의 비서인 강팀장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그의 판단을 도왔다. “아까 그 주사, 잘못 되는 경우가 의외로 많아서 뭔 법까지 제정했다는데 그래도 못 막나 보다”며 운을 뗀 강팀장은 같은 사례로 사망한 다른 피해환자의 이야기를 들며 구승효에게 나름의 조언을 건넸다.
강팀장은 “그 주사로 잘못된 사람 또 있다고 말씀 드렸지 않나. 그쪽은 어린 아들이 죽었는데 그냥 묻었대요. 부검 안하고. 주사제가 잘못됐단 걸 짐작했는데도 장례를 치렀어요. 부검이란 게 자신을 또 죽이는 거 같았대요. 저는 그게 이해가 되네요. 저도 엄마다보니까. 그 약이 잘못되면 그렇게 아프대요. 내 아이가 그 고통을 겪다 갔는데 또 몸에 칼 대는 거 저도 못할 것 같아요”라며 환자 부모에 공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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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팀장은 그러면서도 “근데 만약 제가 죽었다면 엄마 제발 나 부검해줘 그럴 것 같다. 엄마 나 아파서 죽은 거 아냐, 나 약 때문에 죽었어, 너무 억울해 그럴 것 같다”며 피해자의 심정에 동화된 듯 눈물을 삼키며 울컥해하면서도 자신의 생각을 담담히 전하는 모습으로 뭉클함을 자아냈다.
극 전개에 있어 강팀장의 묵직한 활약은 안방극장에 큰 울림을 선사했다. 같은 엄마의 입장에서 그들의 심정을 헤아린 모습에 이어 피해 당사자의 입장까지 생각하는 강팀장 캐릭터의 인간미 넘치는 면모는 보는 이들의 공감지수를 높였다.
염혜란 특유의 인물과 동화된 연기는 시청자로 하여금 극에 보다 더 집중할 수 있게 했다. 특히, 자신의 의견을 담담히 이야기하면서도 인물의 감정을 살려내며 대사에 더욱 몰입하게 하는 염혜란의 연기 소화력은 더욱 빛을 발했다. 앞으로 병원 측과 사장단 갈등에 있어 강팀장이 어떤 활약을 이어갈지, 그리고 그 캐릭터를 염혜란이 어떤 식으로 살려낼지 또한 ‘라이프’를 시청하는 데 있어 또 다른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한편 ‘라이프’는 우리 몸 속에서 일어나는 격렬한 항원항체 반응처럼, 지키려는 자와 바꾸려는 자의 신념이 병원 안 여러 군상 속에서 충돌하는 의학드라마다. 매주 월, 화요일 오후 11시에 방송된다.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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