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는 A씨가 공무원연금 수급권을 압류하지 못하도록 한 공무원연금법 조항이 딸의 양육비 수급을 곤란케 한다며 낸 헌법소원사건에서 재판관 4(합헌)대 5(위헌) 의견으로 지난달 26일 합헌 결정했다고 1일 밝혔다. 위헌 결정을 위해서는 재판관 6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지급된 급여 가운데 한달 생활비는 압류할 수 없다고 규정한 조항에 대해서는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론을 냈다.
공무원연금법은 공무원연금 급여를 받을 권리를 양도·압류할 수 없게 규정한다. 또 이미 받은 급여 중에 한달 생활비 이하도 압류할 수 없게 한다.
헌재는 “ 공무원연금법은 급여 수급권에 대해서만 압류를 금지할 뿐 급여를 받은 이후까지 압류를 금지하는 것은 아니므로 강제집행을 전혀 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압류 금지 조항은 급여의 사회보장적 성격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해 결정한 것이므로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채권자의 입장을 고려해 해당 조항을 국회가 개정할 필요는 있다고 권고했다. 헌재는 “채무자의 사정이 천차만별이고 채권자의 생활 상황이 채무자보다 더 어려운 경우가 있을 수 있으므로 획일적으로 압류를 전액 금지하면 채권자만 희생될 수 있다”며 “ 채권자와 채무자의 이익을 합리적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압류금지범위를 변경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헌재는 지난 2000년 3월에도 해당 조항에 합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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