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황산을 투척해 무고한 시민을 사망에 이르게 한 범죄자에게 살인혐의가 처음 인정됐다.
서런던 출신의 제너럴 웹스터(19)는 지난해 6월 3일 잉글랜드 중남부 하이위컴 지역에서 자전거를 훔치려고 시도했다. 자전거 주인과 실랑이를 하게 된 웹스터는 책가방에서 황산이 든 병을 꺼냈다. 그러자 근처에 있는 다른 남자가 웹스터의 손을 쳐서 병을 떨어뜨린 뒤 병을 발로 멀리 찼다. 불행히도 병에 든 황산은 인근 벤치에 앉아있던 간호사 조앤 랜드(47)에게 번졌다.
얼굴 등에 황산을 뒤집어쓴 랜드는 고통에 비명을 질렀고, 인근 KFC 매장에 가서 물로 이를 씻어냈다. 그러나 심한 화상 및 패혈증과 이로 인한 복합장기부전으로 11일 뒤 사망했다.
웹스터는 자전거를 타고 현장에서 도망쳤지만 결국 경찰에 붙잡혀 살인과 폭행, 무기 소지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31일(현지시간) 리딩형사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웹스터는 유죄가 인정돼 17년형이 선고됐다고 스카이뉴스 등 현지언론이 보도했다. 스카이뉴스는 영국에서 산성 물질 공격으로 인한 사망 사건에 살인 혐의가 인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언급했다.
앤절라 모리스 판사는 웹스터의 행동이 랜드의 비극적 죽음에 책임이 있으며, 이로 인해 그녀의 가족과 친구들은 헤아릴 수 없는 슬픔을 갖게 됐다고 판단했다. 웹스터는 형량 선고 후 판사에게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검찰 관계자는 “그의 유죄 선고가 남을 해치기 위해 산성 물질을 이용하는 이들에게 법이 최대한 강력하게 적용될 것이라는 점을 상기시키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서영인턴기자 shy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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