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동명 웹소설과 웹툰을 원작으로 한 로맨틱코미디 드라마. 모든 것을 갖췄지만 자기애가 넘치는 부회장 이영준(박서준 분)과 그를 완벽하게 보좌하는 비서 김미소(박민영 분)의 로맨스를 담았다. 박민영은 극 중 빈틈없는 일처리에 항상 미소를 잃지 않는 ‘비서계의 명장’ 김미소를 완벽히 소화해 호평을 얻었다.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자체 최고 시청률 8.7%를 기록했고, 방송 내내 작품 및 주연배우 모두 화제성 1위를 기록하는 등 흥행에 성공했다. 박민영은 “찍는 내내 좋았고 행복했다. 무엇보다 촬영장 분위기가 유달리 좋았다. 많이 생각나고 그리울 것 같다. 저에게 특별한 작품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만족스러운 소감을 밝혔다.
특히 김미소라는 캐릭터에 큰 애정을 가지고 있었다. 박민영은 “‘이제는 내 인생을 찾고 싶다’는 대사가 와 닿았다. ‘누군가의 비서도, 가장도 아닌 진짜 김미소 인생을 찾아보고 싶다’는 말이 공감대를 자극했다”며 “퇴사를 하겠다고 던지고서 시작되는 연애의 흐름이 신선하다고 느꼈다.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여성이라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고 이유를 전했다.
김미소는 박민영뿐만 아니라 팬들까지 사로잡았다. 팬들이 박민영에게 ‘언니처럼 되고 싶다’고 러브레터를 써서 주는데, 읽다보면 김미소를 지칭하는 내용이 많았다는 것. 그는 “많은 여자들이 워너비로 느낄 만한 캐릭터다. 모든 면에서 완벽한데 허당같은 면도 있고, 인간적이고 푸근한 면도 있다. 친구나 친한 언니였으면 하는 매력이 있는 캐릭터”라고 매력을 설명했다.
드라마가 방송되는 동안 박민영이 곧 김미소였다. 원작이 있는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이 분명 부담이었을 텐데도 박민영은 완벽히 소화했다. “처음에는 반응이 안 좋았던 게 사실”이라고 쿨하게 인정한 그는 “할 수 있는 노력은 다 해보자고 생각했다. 몇 달 동안 ‘김미소가 되어보자’는 생각으로 일체 외부와 연락도 안 하고 운동에 매달리고 대본 공부했다”고 말했다.
“너무 힘들 때는 웹툰 속 완벽한 미소의 몸매를 보고 다시 미친 듯이 운동했다. 그러면 미소와 좀 닮아가지 않을까 생각했다. 김미소는 워낙 철저한 캐릭터다. 싱크로율이 떨어지면 받아들이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외적인 것도 맞추고, 말투도 비서가 쓰는 용어가 입에 익숙하게 만들어 놨다.”
원작 팬이 많은데다 김미소가 워낙 예쁘고 멋있게 나왔기 때문에 싱크로율을 높이는 것이 시청자들에게 잘 다가갈 수 있는 해답이었다는 설명이다. 그러기 위해서 “의상과 헤어, 메이크업까지 웹툰에서 튀어나온 것처럼 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웹툰 속 김미소의 스타일은 지금 트렌드와 동떨어져 있어 주문 제작한 것도 많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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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하이웨이스트에 딱 달라붙는 펜슬 스커트는 유행이 아니라 기성복이 없다. 색깔별로 주문해서 만들어 놨다. 블라우스도 제일 비슷하게 생긴 것만 찾아서 입어보고 구두도 스틸레토 힐로 다 주문 제작했다. 헤어도 풍성하게 볼륨을 살렸다. 잡아당긴 것처럼 무거울 정도였다. 가채만큼 무거워서 사극 찍는 줄 알았다.”
박민영의 노력은 통했다. 첫 회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남들 앞에서는 티를 안 내다가 집에 와서 혼자 이불 뒤집어쓰고 덜덜 떨면서 반응을 확인했다. 눈물 날 정도로 행복했다”고 당시를 회상한 그는 “이렇게 잘 시작했으니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마무리도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고 작품에 임하는 동안 가지고 있던 각오를 전했다.
외적인 면을 넘어, 박민영은 코믹 연기까지 소화해냈다.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 출신으로, 코미디에 대해 습득하고 시작했기에 잘 적응할 수 있었다. “많은 분들이 ‘그래, 하이킥 출신이었지’ 하고 얘기해주신다. 사관학교도 아닌데 ‘하이킥 출신’이라는 말이 붙는다”며 쑥스러워하던 그는 “좋은 시트콤으로 코미디를 접한 덕분에 잘 파악할 수 있었다”고 공을 돌렸다.
“웹툰에서 눈에 빗금이 쳐지거나 잘 안 보이는 눈으로 쳐다보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 썩소를 생각해냈다. 특히 첫 키스 실패했을 때가 생각난다. 내 얼굴 속에 그런 게 있는 줄 몰랐다. 감독님이 집에서 썩소 연습 하냐고 하시면서 엔딩컷이라고 하시더라. 진짜 엔딩컷이 됐다. 저는 얼굴을 막 쓰는 걸 좋아한다. 재밌어하고 희열을 느낀다. 얼굴은 원래 막 쓰라고 있는 거다.”
박민영은 이번 작품을 통해 들은 칭찬 중 “박민영이었으니까”라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어떤 작품이든 끝나면서 ‘네가 해줘서 고마웠다’는 말을 들으면 감동을 주체하지 못한다”그는 이번에도 함께한 동료들과 시청자들에게 이런 칭찬을 들을 수 있어 좋았다고.
“끝나고 감사 인사를 받는다는 게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모른다. 저는 시작할 때 많은 분들이 부정하더라도 끝날 때 박수 받는다면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이번 ‘김비서가 왜 그럴까’도 처음보다 끝이 좋았다. 행복하고 감사하다.”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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