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은 이틀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이날 마치고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현행 1.75~2.00%로 동결하기로 했다. 미 경제가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지난 3월과 6월 각각 한 차례씩 금리를 올려 이번에는 연준이 한 걸음 쉬어갈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대로 동결을 결정한 것이다.
그러면서 연준은 FOMC 회의 후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 경제에 대해 한층 자신감 있는 전망을 제시해 다음달 25~26일 열릴 FOMC 회의 때 금리 인상이 확실시된다는 시그널을 시장에 보냈다. 연준은 “경제활동이 강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고 고용시장도 강하다”며 “현재 경기지표는 추가 금리 인상을 정당화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연준은 특히 미 경제 전반에 대해 이전에 썼던 ‘견고하다(solid)’는 표현보다 더한 긴축 의지로 해석되는 ‘강하다(strong)’는 문구를 넣어 6월 연준 위원 다수가 하반기 두 차례 금리 인상 계획을 시사한 것이 실행될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준의 지속된 금리 인상에 비판적인 시각을 나타냈지만 결과적으로 이번 정례회의 때 연준은 무역분쟁이 장기적 측면에서 경기에 위험요소임을 언급했을 뿐 단기적으로는 고용과 물가 모두 목표치를 넘어 점진적인 금리 인상이 지속돼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셈이다. 실제 미 경제는 2·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4.1%로 2014년 3·4분기(4.9%)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며 잠재성장률(약 2%)을 크게 웃돌았다.
한편 2일 영국 중앙은행(BOE)은 9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기존 0.5%에서 0.75%로 인상했다. 영국 경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지만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 부담으로 금리를 인상했다는 게 BOE의 설명이다. 다만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등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앞으로 금리 인상 속도는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체코 중앙은행(CNB)도 기준금리를 1.0%에서 1.25%로 인상했다. 체코 중앙은행은 올해 들어서만 다섯번이나 금리를 올렸다. 시장에서는 이날 미국의 금리 인상 예고와 함께 영국과 체코 등도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글로벌 긴축 전환 움직임이 빠르게 확산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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