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7월 5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16% 상승한 가운데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는 0.16%가 올라 전주(0.04%)보다 4배나 급등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도 이날 역시 보도참고자료에서 최근 시장 분위기에 대해 “전국의 주택시장이 안정되고 실수요자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됐다”면서도 “최근 서울 일부 지역에서 급매물이 소화되며 집값이 상승했다”고 평가했다.
강남권 일대는 다시 상승장으로 접어들 것이라는 기대가 만연한 모습이다. 이에 집주인들은 매수자가 나타나도 거래를 중단하고 호가를 다시 억대로 높이는 사례가 곳곳에서 나타나는 중이다. 서초구 반포동의 김시연(서경 부동산펠로)는 “반포래미안퍼스티지 전용 84㎡를 최근 23억3,000만원에 사겠다고 했지만 매도자가 최근 상황을 보면서 갑작스럽게 거래를 보류하고 25억원으로 가격을 올렸다”고 했다.
이미 최고가를 넘어선 강남 아파트들도 나온다. 대표적인 곳이 강남구 대치동의 ‘은마’다. 이 이파트의 전용 76㎡는 최근 17억 5,000만원에 손바뀜이 일어나면서 기존 최고가인 17억4,500만원을 1주 만에 다시 넘어섰다. 지난 6월 14억원 선에도 매수자를 찾기 힘들었지만 최근 매수인들은 가격이 높아졌다는 것을 받아들인다고 중개인들은 설명한다. 수도권 주요 지역도 강세를 보인 지역이 적지 않았다. 지난 주 보합(0.00%)이었던 과천이 이번 주 0.16%로 상승했고, 광명도 0.35%를 기록하면서 집값 오름폭이 컸다.
한편 국토부는 이날 부산의 조정대상지역 해제를 검토하겠다는 방안도 같이 꺼내놨다. 8·2 대책 이후 애먼 지방만 피해를 봤다는 비판을 인식한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정부는 지난해 8·2 9·5 대책으로 부산 해운대, 연제구, 동래구 등 총 7곳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했다. 이후 ‘지방의 맹주’로 불리던 부산의 집값은 약 1년 간 하락세가 이어졌고, 수백 대 일의 경쟁률을 기록하던 청약 시장도 한 순간에 잠잠해졌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 1~7월 서울의 주택매매가격은 3.47% 오른 반면 지방은 0.58% 하락했는데, 이 중에서도 부산 집값은 0.74% 떨어져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더했다.
조정대상지역은 특정 지역의 3개월 간 주택가격상승률이 소비자물가상승률의 1.3배를 초과하는 곳을 우선적으로 검토한다. 부산은 시장 동향에 마이너스만 보이는 까닭에 이 조건 자체에 충족하지 않는다. 청약시장도 안정됐다는 평가가 많다. 지난달 부산진구의 ‘양정 이즈카운티’는 2.33 대 1의 높지 않은 경쟁률을 보였고. 6월 부산진의 ‘가야누리애 범천 더센트리즈’는 미분양됐다. 이에 지역 부동산 업계에서는 규제 해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많은 분위기다. 국토부 관계자는 “부산의 집값 상승률뿐만 아니라 시장 동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해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완기·이재명기자 kingear@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