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지사 부인과 조카(이 지사 친형의 딸)로 추정되는 인물들 간의 강제입원 관련 통화내용을 담은 녹취 파일이 SNS 등 온라인 공간에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이 파일에는 이 지사가 친형을 정신병원에 강제입원시켰다는 의혹과 관련된 내용을 담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5일 SNS와 온라인커뮤니티에 올라온 녹취 파일을 보면 자신을 ‘작은 엄마’라고 지칭하는 여성 A씨가 젊은 여성 B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A씨는 “나다. 작은엄마 ○○. 전화 좀 받아라. 미안하지만, 아침 일찍 작은 엄마가 너의 문자를 봤는데 작은 엄마가 무슨 허위사실을 유포했다고 그러니?”라고 말했다.
이어 “길거리 청소하는 아줌마한테도 그따위 문자는 안 보내겠더라. 네가 집안 어른을 봤길래 ○○나 너나, 집안의 노숙자 부부한테도 그렇게 할 수 없는 전화 매너를 갖고 있니?”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두 사람간의 말싸움은 갈수록 험악해졌다.
A씨가 “내가 집안 어른 아니냐”고 말하자 B씨는 “어른 아니다”라고 되받았다. A씨는 “이X이 그냥”이란 말로 욕설을 하며 “그래? 좋아. 내가 여태까지 니네 아빠 강제 입원 말렸거든? 니네 작은아빠가 하는 거? 너, 너 때문인 줄 알아라”고 말했다. B씨가 “협박하니는 거냐”고 묻자 A씨는 “허위사실 유포했다며, 허위사실 아닌거 내가 보여줄게”라며 전화를 끊었다.
녹취 파일의 등장인물이 이 지사 부인이 맞는다면 작은 아빠는 이 지사다. 앞서 바른미래당 김영환 전 경기지사 후보와 이 지사의 형수는 지난 6월 8일 기자회견에서 이번에 공개된 녹취 파일과 같은 내용을 언급하고 이 지사가 강제입원에 개입한 정황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 지사 측 관계자는 “녹취 파일은 과거 선거 때마다 이 지사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에 이용된 것”이라며 “이 지사는 경기도지사선거 TV 토론회에서 강제입원을 시킨 사실이 없다고 분명히 밝힌 바 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녹취 파일은 이미 수년 전 세간에 알려진 것으로 결정적인 증거라고 보진 않는다”며 “다만 당사자를 소환 조사할 때 내용에 관해 확인은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특위는 지난 6월 10일 친형을 정신병원에 강제입원시키려 한 의혹을 부인한 혐의(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와 성남시장 권한을 남용해 형을 정신병원에 강제입원시키려 한 혐의(직권남용)로 이 지사를 고발해 경찰이 수사 중이다. /강신우기자 se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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