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학생 수를 줄이기 위해 여성 수험생의 입시 점수를 일률적으로 감점한 도쿄의과대가 3수 이상 수험생의 점수도 의도적으로 낮춘 것으로 드러내 파문이 일고 있다.
5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도쿄의과대는 의학부 의학과 입학 시험에서 나이가 상대적으로 많은 신입생을 줄이기 위해 3수 이상 재수를 한 남학생의 점수도 감점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학측은 자체 조사를 통해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 이 대학의 입학시험은 수학, 영어 등이 출제되는 1차 시험(400점 만점)과 1차 시험 합격자를 대상으로 논문·면접 시험(100점 만점)을 실시하는 2차 시험으로 진행됐다. 합격자는 1차 시험과 2차 시험의 합산으로 정해졌다.
당초 대학측은 여성 수험생의 1차 시험 점수만 일정 비율 감점처리했다고 밝혔지만, 조사 결과 2차 시험에서도 다른 조작이 있었다. 모든 수험생에 대해 일단 2차 시험 점수의 20%를 감점한 뒤 고3 수험생과 재수생에 20점의 가산점을 줘 점수를 상향 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 3수생에게는 10점의 가산점만 주고, 4수 이상 수험생이나 여성에게는 가산점을 아예 주지않는 방식으로 불이익을 줬다. 대학측은 “3수 이상을 한 학생은 입학 후 성적이 좋지 않은 경향이 있다”며 “의사 국가시험의 합격률이 낮아질 것을 우려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자체 조사에서는 대학측이 수험생 5명에게 인위적으로 가산점을 준 사실도 확인돼 ‘부정 입학’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도쿄의과대의 입시 부정은 이 대학이 문부과학성 국장급 간부의 청탁을 받고 해당 간부의 수험생 자녀의 점수를 올려 합격시킨 사실이 드러나면서 처음 불거졌다. 해당 국장은 그 대가로 도쿄의과대가 정부의 지원대상에 선정되는 것을 도왔고 결국 구속됐다.
이후 대학측이 “여성은 대학 졸업 후 결혼과 출산으로 의사직을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는 이유로 여성 수험생의 점수를 일률적으로 낮춘 사실이 드러나며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이런 식의 부정이 행해지면서 올해 입시에서 남성 수험생의 합격률이 8.8%였던데 비해 여성 수험생의 합격률은 2.9%에 그쳤다. /강신우기자 se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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