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밀양 화재 참사 이후에도 백화점과 대형 영화관 등이 비상구를 폐쇄하거나 피난 통로에 물건을 쌓아놓는 등 ‘안전불감증’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청은 3일 수도권 일대 백화점과 대형 영화상영관 10곳을 불시점검한 결과, 이 가운데 9곳에서 방화문 폐쇄나 훼손, 방화시설 앞 장애물 등 안전무시관행이 적발됐다고 5일 밝혔다.
소방청은 기록적인 폭염의 여파로 피서지로 백화점과 대형 영화관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남에 따라 화재로 인한 대형 인명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이번에 비상구 폐쇄·훼손, 피난통로 장애물 적치, 방화문·방화셔터 폐쇄·훼손 등을 집중 점검했다.
소방청 점검 결과 영화관 등이 있는 서울의 A 대형복합건축물은 3곳에서 방화문 잠금과 소방시설 차단폐쇄 등이 적발돼 조치명령을 받았다. 이 건물은 이산화탄소 소화설비를 작동불능 상태로 방치하기도 했다. 서울의 또다른 대형복합건축물에 있는 B 백화점은 방화셔터 아래에 장애물을 놓아뒀다. 또 비상구를 폐쇄해놓은 영화관도 적발됐다.
인천의 한 대형판매시설에서는 피난통로에 장애물을 설치하고 피난구 유도등도 설치하지 않았다가 적발됐다. 영화관 등이 있는 인천의 대형복합건축물에서는 비상구 폐쇄가 3건 적발됐다.
소방청은 비상구 폐쇄, 소방시설 차단 등 중대한 위반행위가 적발된 곳에는 원상복구 명령과 과태료 처분 등을 내리는 등 법에 따라 엄중하게 조치할 계획이다. 또 앞으로 시·도 소방본부와 합동으로 불시점검을 계속할 예정이다. 소방청은 비상구 폐쇄 또는 소방시설 잠금·차단으로 사망사고를 낸 경우 10년 이하 징역이나 1억원 이하 벌금을 물릴 수 있는 내용의 소방시설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으며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도 추진 중이다. /강신우기자 se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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