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은 구 군산세관 본관을 사적으로 지정하고 칠곡 왜관성당을 포함한 총 7건을 문화재로 등록했다고 6일 밝혔다. 아울러 우리나라 최초의 국정 미술교과서인 도화임본((圖畵臨本) 등 2건을 문화재로 등록 예고했다.
이번에 사적 제545호로 지정된 ‘구 군산세관 본관’은 군산항에 1908년 군산세관의 본관으로 건립된 건물로 당시 감시계 청사와 감시 망루 등 다수의 시설물들이 함께 있었으나 현재는 본관과 창고만 남아 있다. 개항 초기 우리나라에 도입된 서양식 건축기법 등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건립 당시 건물의 원형도 비교적 잘 유지하고 있다.
이번에 등록이 결정된 문화재는 성당건축물인 칠곡 왜관성당과 교육시설인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구 본관, 관공서 건물인 파주 구 교하면사무소와 근대기 군산에 건립된 구 전주지방법원 군산지청 관사, 중국음식점 군산 빈해원 ,군산 구 남조선전기주식회사, 구 조선운송주식회사 사택 등 총 7건이다.
이번에 등록문화재가 된 건물 7건 중에는 4건이 군산에 있으며 군산 지역 이외 신규 등록문화재는 ‘칠곡 왜관성당’,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구 본관’, ‘파주 구 교하면사무소’다. 독일인 신부 알빈 슈미트가 1966년 설계한 칠곡 왜관성당은 기존 건축양식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공간 구조가 특징으로, 설계도가 지금도 전한다. 광주 서구 전남대 의대 구 본관은 1948년 착공해 한국전쟁 기간인 1951년에 완공된 모더니즘 스타일 3층 건물로, 광주의대 본관과 전남대 본부를 거쳐 전남대 의학박물관으로 이용된다. 파주 구 교하면사무소는 석재로 마감한 1957년 관공서 건물로 정면 현관 상부를 동물과 무궁화 문양으로 처리한 점이 인상적이다.
구 전주지방법원 군산지청 관사는 근대기 공공기관의 관사로 지어진 건축물이지만 일반적으로 관사가 표준화된 형식을 따르는 반면에 이 관사는 일본식과 서양식의 화려한 세부 표현 기법이 잘 남아있다. 일제강점기 후반 월명동으로 공공기관이 이전하면서 나타난 군산 원도심의 공간변화를 잘 보여주고 있다. 군산 빈해원은 1950년대 초부터 화교인 왕근석씨에 의해 창업되어 대를 이어온 중국 음식점으로서 1∼2층이 개방된 내부공간이 특징이다. 근대기 군산에 정착했던 화교 문화를 보여주는 건축물로서 가치가 있으며 보존상태도 양호하다. 운영 중인 식당 중에는 일제강점기 건물인 고창 조양식당을 제외하면 문화재로 등록된 사례가 거의 없다.
군산 구 남조선전기주식회사는 근대 문명의 기반이 된 전기의 생산·공급과 관련하여 일제강점기 소규모 전기회사들의 합병과 해방 후 한국전력으로 이어지는 역사를 보여주는 건축물로서 역사적 가치가 있다. 아울러 모더니즘 경향의 외관과 계단실 등의 처리가 특징적이다. 구 조선운송주식회사 사택은 규모가 큰 저택이자 개인 주택으로 지어진 건축물이었다가 유통업 관련 회사에 매입되어 활용되면서 우리나라 물류와 유통업의 대표 기업과 관련된 역사를 갖고 있는 중규모의 주택 건축물이다.
한편, 문화재청은 우리나라 최초의 국정 미술교과서인 도화임본(圖畵臨本)과 한옥성당인 통영 황리공 등 총 2건을 문화재로 등록 예고했다. 도화임본(圖畵臨本)은 1906년 제정된 보통학교령에 의한 시행규칙에 따라 대한제국 시기, 교육에 관한 일을 맡아보던 관청인 학부에서 편찬하여 발행한 우리나라 최초의 국정 미술교과서이다. 한국인의 생활모습이나 용품, 자연 정경 등 우리나라의 소재들이 수록돼 모필화(毛筆畵)에 의한 서양화법을 도입하면서도 민족의 주체의식이나 미적 감각이 자연스럽게 표현되어 있다. 특히 국립중앙도서관 소장의 ‘도화임본(圖畵臨本)’은 4책 1질의 완질이고, 그 중 두 책은 이 책을 편찬한 학부편집국의 보관용 도서라서 가치가 더욱 높다.
황리공소는 황리지역에서 영남 남부해안 지역의 천주교 거점 역할을 하였던 한옥 성당이다. ‘통영 황리공소’는 그 전성기인 1934년에 건립되었으며 처음부터 교회 기능에 맞게 계획하여 건립된 것인 만큼 원형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또 근대기 천주교가 토착화되는 과정에서 한옥이 변모해 가는 건축적 흔적을 살펴볼 수 있다는 측면에서 가치가 있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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