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은 6일 강원 영동지역에 쏟아진 기록적인 폭우의 원인을 지형적 요인에 의한 대기 불안정으로 분석했다.
이날 강원 영동지역에는 최고 274mm의 폭우가 쏟아졌다. 특히 오전 3~4시 사이에는 시간당 93mm의 강우량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악의 태풍이라 불리는 2002년 태풍 ‘루사’ 당시의 시간당 100.5㎜에 이은 역대 2위 기록이다. 기상청은 지난 5일 오후까지 영동을 비롯한 도 전역에 5∼50㎜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측했다. 천둥·번개를 동반해 시간당 20㎜의 비가 내리는 곳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지만 여전히 실제 강우량과는 많은 차이가 나는 수치다.
기상청은 예측을 뛰어넘는 폭우의 원인으로 폭염이 몰고 온 고기압의 서풍과 많은 습기를 머금은 저기압의 동풍이 백두대간에서 충돌한 것을 꼽고 있다. 서쪽에서 온 고온 건조한 폭염 기류와 바닷가에서 불어온 습기를 머금은 동풍이 백두대간에서 충돌하면서 대기 불안정으로 강한 비구름대가 만들어졌고 이 때문에 폭우가 내렸다는 것이다. 그리고 서풍과 동풍의 충돌로 만들어진 강한 비구름은 백두대간을 넘지 못한 채 영동지역에 머물면서 강한 비를 집중적으로 쏟아냈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대기 불안정으로 적지 않은 비를 뿌릴 것으로 예상은 했으나 이렇게까지 비구름대가 발달해 기습 폭우로 이어질 줄은 미처 예측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전날 오후 6시부터 이날 오전 11시까지 내린 비의 양은 속초 274.3㎜, 속초 설악동 261㎜, 강릉 강문 253㎜, 고성 현내 180㎜, 강릉 155.5㎜, 양양 154.5㎜, 고성 간성 147㎜ 등이다. /권혁준인턴기자 hj779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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