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의 점령에 저항한 프랑스의 외국인 레지스탕스 대원 중 마지막 생존자였던 아르센 차카리안이 별세했다.향년 101세.
5일(현지시간) AFP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그가 지난 4일 파리 교외의 비트리쉬르센 자택 인근에 있는 한 병원에서 별세했다.
1916년 터키의 아르메니아인 가정에서 태어난 고인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독일의 점령하에 있던 프랑스에서 아르메니아 출신의 시인이자 동료 공산주의자였던 미식 마누치안이 이끈 외국인 레지스탕스 조직의 일원으로 활약했다.
유대인 대원들도 참여했던 이 조직은 1944년 23명의 대원이 체포돼 독일 군사법정에서 사형을 선고받으면서 사실상 해체됐지만 차카리안은 체포되지 않고 보르도로 피신해 2차 대전이 끝날 때까지 레지스탕스 대원으로 활동했다.
전쟁 이후 여섯 아이의 아버지가 된 차카리안은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오스만 제국이 자행한 아르메니아인 학살 사건을 제노사이드(집단학살)로 규정할 것을 요구하는 움직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왔다.
프랑스 정부는 2012년 그에게 최고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Legion d‘Honneur)를 수여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차카리안은 레지스탕스의 영웅이자 마지막까지 강한 목소리를 낸 불굴의 증인”이었다고 애도했다. /변재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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