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강기영이 tvN ‘김비서가 왜 그럴까’로 ‘만찢남(만화책을 찢고 나온 남자)’ 수식어를 얻었다. 웹툰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비주얼과 말투, 부회장 박서준과의 케미까지. 싱크로율 200% 활약을 펼치며 시청자들에게 제대로 각인됐다.
강기영은 매번 연애 조언을 구하는 박서준에게 시달리는 모습으로 안쓰러움을 자아내다가도 한 번씩 툭툭 던지는 대사들로 웃음을 유발했다. 진정한 신스틸러라고 불러도 손색없을 활약이었다. 그 역시 “이보다 더 이상을 표현할 수는 없었을 것 같다”며 “만족도는 99.9%다. 0.1%는 혹시 모르니 남겨두겠다”며 뿌듯함을 표현했다.
‘싱크로율 200%’라는 반응이 가장 영광이었다는 그는 “준비 잘했구나 싶었다. 원작을 본 분들도 좋아해주셨다는 게 만족스럽다”고 자평했다. 이어 함께 드라마 ‘W’에 출연했던 이종석과는 또 다른 의미의 ‘만찢남’이었다며 “이런 애도 만화를 찢고 나올 수 있다는 것을 보여드렸다”고 유쾌하게 이야기를 풀어갔다.
Q. 브라운관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체감하고 있나.
확실히 많이 달라졌다. ‘조금 더 알아봐주시는 것 같다’가 아니라 체감이 완전 달라졌다. 지나가면 ‘부탁해요 김비서’ 아니냐고 하신다. 제목은 다 틀리시지만 어쨌든 ‘김비서’라고 해주신다. 드라마를 진짜 많은 분들이 보셨구나하는 것을 알게 됐다.
Q. 박유식과 본인의 닮은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웹툰 캐릭터 자체에 강기영이 많이 들어있었다. 그래서 자신감이 있었다. 적극적으로 감독님에게 어필을 했고 출연하게 됐다. 경솔한 점도 그렇고 연애에 대해 이론은 알찬데 실천은 잘 안 되는 점도 그렇고 비슷한 게 많다.
Q. 싱크로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궁금하다.
흉내를 많이 냈다. 스카프하고 나오는 것도 따라했다. 가능하면 머리색도 같이 노랗게 염색하고 싶었는데 기업 사장으로서 노란 머리는 조금 그렇지 않나. 실사판이라 약간 다르게 했다. 나머지 안경이나 캐릭터 티셔츠는 많이 따라했다.
Q. 유독 애드리브가 많았던 현장이라고 들었는데.
‘오너야’는 처음에는 애드리브가 아니었다. 대본에 있었는데 반복적으로 사용을 했더니 이후부터 많이 넣어주셨다. ‘오너야’가 식상해질 때쯤 ‘영준이야’를 했는데 작가님이 너무 재밌게 봤다고 하셨다. 그렇게 호칭이 바뀌었다. ‘웨딩피치’는 하면서 걱정했다. 너무 오버하는 게 아닌가 싶었지만 막바지라서 해봤다. 드라마가 워낙 잘되고 반응이 좋으니까 하고 싶은 거 다 원 없이 했다.
Q. 박서준이 준비 많이 해온다고 칭찬했던데.
준비라기보다는 촬영의 특성을 염두에 뒀다. CG도 있었고 사운드도 많이 입혀주셨지 않나. 제가 에펠탑을 던지면 박서준이 받아쳐주고 하는 것들이 재밌었던 것 같다. 케미가 잘 맞았다. 그렇게 맞춰지는 과정이 재밌어서 신나게 할 수 있었다.
Q. 서효림과 진한 애정신은 어땠나.
너무 긴장되는데도 많이 웃겼다. 스태프들도 계속 웃었다. 촬영하면서 가장 짜릿할 때가 스태프들이 웃어서 NG날 때다. 대중의 반응을 대변해주는 거니까. 그렇게 시작하니까 너무 재밌었다. 효림씨도 계속 웃더라. 쫑파티에서 다 같이 보여서 봤는데 반응이 열광적이었다. 내가 출연하는 장면에서 그렇게 열광적인 건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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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처음부터 러브라인을 예상했었나.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웹툰이 연재 중인데 재결합을 하는 내용이 늦게 나왔다.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도 없었다. 배우면 다 해야된 다는 생각으로 그냥 임했다.
Q. 종영인터뷰 중 3살 연하 일반인 여자친구를 깜짝 공개했는데.
물어보시면 대답은 하자는 거였는데 이렇게 이슈가 될 줄 몰랐다. 저에 대한 관심이 진짜 많아졌구나 생각이 들었다. 아직 스스로를 저평가하고 있던 것 같다.
Q. 공개 열애 반응은 어떤가.
배 아파하지 않으시더라(웃음). 응원해주시고 연기 잘하라고 하시고. 저도 건강하게 병들지 않게 연애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누구나 일을 하겠지만 배우는 조금 특수한 직업이다. 여자친구가 배려를 많이 해준다. 너무 고마워서라도 숨기고 싶지 않았다. 연기하는데 있어서 심적으로도 그렇고 서포트를 잘 해준다. 결혼은 계속 잘 만난다면 순리대로 하지 않을까.
Q. 여자친구가 애정신을 본 반응도 궁금하다.
아무래도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만나면서 처음 보는 표정을 짓더라. 내적 갈등 중이었던 것 같다. 늠름해 보이기도 했다. 그때 이후로 더 물어보지도 않고 더 말하지도 않았다. 다만 시청자의 입장에서 16부를 봤다며 너무 재밌다고 해주더라. 고마웠다.
Q. 배우로서 롤모델이 있다면.
차태현 선배님같은 친근한 이미지를 존경한다. 연기적인 것도 그렇고 꾸준히 오랫동안 호감형 배우로 남으시는 게 한결같다. 너무 멋있다. 그렇게 되려면 사생활 관리도 더 철저히 해야 될 것 같다. 잘못하면 피해보는 사람이 나만이 아니니까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Q. 함께 연기해보고 싶은 배우는.
하정우 선배님이다. 다들 연기를 너무 잘하시지만 그런 깊은 호흡이 있는 분들과 함께하고 싶다. 하정우 선배님이 만든 ‘롤러코스터’를 너무 좋아한다. 한국에서 누가 그런 호흡을 만들 수 있을까. 대사도 2배속 한 것 같다. 너무 좋아해서 한번쯤 만나서 기운을 얻고 배우고 싶다.
Q. 장단기적인 목표가 궁금하다.
영화 경험이 많지 않다. ‘너의 결혼식’이 개봉을 앞두고 있지만 스크린에서도 더 많이 비칠 수 있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 멀리 봤을 때는 인지도가 높아지든 그대로이든 강기영이 안 변했으면 좋겠다. 환경이 바뀌고 더 풍족해질 수도 있겠지만, 그냥 밝고 낙천적이었으면 좋겠다.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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