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보육은 2016년 과도한 보육수요에 따른 문제점을 개선하겠다며 선별적 지원을 목적으로 마련됐다. 무상보육 확대로 ‘안 보내면 손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전업주부들까지 대거 어린이집에 몰리자 일종의 구조조정을 단행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맞벌이가정의 이용시간이 2015년의 7시간38분에서 지난해 7시간58분으로 늘어나고 전업주부 아동은 29분 줄어드는 등 나름의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하지만 선별적 지원에 따른 복잡한 선정과정도 그렇거니와 보육가정의 개별적인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영아를 종일반과 맞춤반으로 나눠 정부가 차등 지원하다 보니 어린이집이 집단휴업에 들어가는 등 갈등이 끊이지 않았다.
문제는 개편안대로 보육교사를 확충하자면 막대한 추가 재원이 투입돼야 한다는 사실이다. 어린이집은 운영이 어렵다며 정부 지원금 단가를 대폭 올려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번 개편안에서 지원 대상의 구체적인 범위나 재원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채 정부 결정으로 책임을 떠넘긴 것도 논란을 빚을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어린이집의 민원에 휘둘려 애써 마련된 보육정책을 2년 만에 뜯어고친다는 비판도 나온다.
영유아 무상보육은 총선·대선 때마다 정치권에서 표심을 얻겠다며 만들어낸 대표적인 복지정책으로 한번 시행된 무상복지를 줄이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실감하게 한다. 정부가 굳이 제도 개선에 나서겠다면 정치적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오직 출산율 제고라는 한가지 목표만을 보고 근본적인 재검토에 나서는 게 옳은 방향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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