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천문학적인 연구개발(R&D) 투자와 정부의 ‘인재 블랙홀’ 전략으로 과학기술 굴기의 매서운 발톱을 드러내고 있다. 미 과학위원회(NSB)에 따르면 중국의 R&D 총지출은 지난 2015년 현재 4,088억달러에 달했다.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4,024억달러)보다 많은 금액이다. 아직은 미국에 이어 2위에 그치지만 미국의 R&D 지출이 연간 4% 증가에 그치는 반면 중국은 18%씩 늘어나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께 중국이 세계 최대 R&D 강국으로 올라설 가능성이 높다. 전폭적인 투자는 가시적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중국이 출원한 발명특허 건수는 138만2,000건으로 7년 연속 세계 1위를 고수했다. 슈퍼컴퓨터와 인공지능(AI)·드론 등 핵심 첨단과학기술 분야에서 중국은 이미 세계 최고 자리를 꿰차고 있다. 국가 과학기술 수준을 보여주는 척도인 슈퍼컴퓨터 보유대수는 202대. 7대를 보유한 한국의 현주소는 중국 옆에서 더없이 초라하다.
세계적 R&D 허브로 자리매김하기 시작한 중국은 전 세계의 기술인재도 쓸어담고 있다. 지난해 말 중국 R&D 분야에서 일하는 석학급 외국 인력은 100만명을 넘어섰다. 서울경제신문 특별취재단에 참가한 이희옥 성균중국연구소장은 “5월에 시진핑 주석이 과학기술 자립화 실현을 천명한 후 중국은 더 많은 기술인력 유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선전=특별취재단 hhlee@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