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불법촬영 범죄자를 캐릭터화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부산지방경찰청은 지난 8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불법촬영 근절 캠페인을 펼친다는 공고를 올렸다. 오는 10일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불법촬영 범죄자 등신대’를 찾아 이를 사진으로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게 캠페인의 주요 내용이다. 공고에서 몰카범은 유아 같은 복장과 익살스러운 표정의 캐릭터로 묘사돼 있었다.
네티즌들은 “몰카 범죄가 장난이냐”라며 “범죄자를 귀엽게 표현하는 이벤트를 여는 게 어떻게 불법촬영 근절과 연결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의견을 밝혔다. 경찰청의 안이한 인식을 지적하는 댓글이 800개 이상 달렸지만 9일 오후에서야 해당 공고와 게시글을 삭제했다.
공고가 네티즌들 사이에서 논란이 거세자 경찰은 같은 날 뒤늦게 사과문을 게재하고 캠페인 중단을 밝혔다. 경찰은 “피서지 불법 촬영범에게 시민 모두가 감시하고 있다는 경고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지만 당초 캠페인의 취지와 달리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고 해명하고서는 몇 시간 뒤 사과문마저 삭제했다. /오지현기자 ohj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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