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언론계 대형 인수합병(M&A)이었던 방송 기업 싱클레어와 트리뷴미디어의 인수가 결국 무산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리뷴미디어가 M&A 준비에 충실하지 않았다고 싱클레어를 고소하면서 M&A가 중단됐다고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리뷴미디어는 “인수안은 알맞은 시간대 안에 완료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불확실성과 계약 연기는 우리 회사와 주주들에게 해가 된다”고 밝혔다. 트리뷴미디어는 “우리는 소송을 통해 M&A 중단권리를 사용했다”고 덧붙였다.
WSJ는 M&A 무산의 보다 직접적 원인은 미 연방통신위원회(FCC)의 인수 불허에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아지트 파위 FCC 위원장은 싱클레어가 트리뷴 인수에 대한 규제 당국의 승인을 얻기 위해 일부 TV방송국 매각 계획을 세웠지만 일부는 매각 이후에도 싱클레어가 법을 어기고 사실상 통제권을 가질 수 있다는 증거를 확보했다며 “행정법 판사에게 이번 거래에 대한 검토를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사실상의 ‘인수 승인 거부’ 의사 표시였다.
볼티모어에 본사를 둔 싱클레어는 작년 5월 시카고의 거대 방송사업체 트리뷴 미디어와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인수액은 39억 달러(약 4조4,000억 달러)였다. 미 전역에 170여 개의 TV방송국과 514개 채널을 소유한 싱클레어는 시카고와 뉴욕을 주요 시장으로 하는 트리뷴의 42개 TV방송국 및 케이블·위성채널을 흡수, 미국 가정 약 4분의 3에 대한 접근력을 갖게 됐다. 그러나 규제 당국의 심의에 1년 이상이 소요되면서 싱클레어는 거래 조건을 여러차례 수정했고, 21개 방송국을 매각하겠다고 제안했다. FCC가 허용하는 시청 가구 점유율 최대치는 39%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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