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남부경찰서는 광주 한 여자고등학교 성희롱·성추행 폭로 사건에 대한 고3 수험생 피해 진술 청취를 마무리했다고 10일 밝혔다.
광주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진술을 거부한 일부 학생을 제외하고 오는 11월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르는 이 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한 성희롱·성추행 피해조사가 사실상 마무리됐다. 경찰은 여경 10명을 동원해 지난 6일부터 고3 수험생에게 우선순위를 두고 피해진술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애초 계획보다 다소 많은 학생으로부터 진술을 확보했는데 일부 고3 수험생은 경찰에 피해 내용을 밝히기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해당 학생이 원하면 11월 15일 대학수학능력시험 이후로 피해 진술 청취를 연기하겠다는 뜻을 전했으나 일정 조정을 희망한 고3 수험생은 아직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광주시교육청 전수 조사에서 성희롱·성추행을 당했다고 진술한 학생은 180여 명이다. 진술을 마쳤거나 거부하는 고3을 제외하고 남은 1·2학년 학생에 대한 성희롱·성추행 피해조사도 경찰서 외부 공간에서 이어갈 방침이다.
경찰은 학년별 피해 학생 숫자와 현재까지 확보한 진술현황을 공개하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경찰수사가 지금의 속도를 유지한다면 이달 안에는 피해자 조사가 끝날 것으로 예상된다.
가해 교사 소환조사는 학생 피해진술 조사를 마무리하고 나서 시작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경찰이 청취한 피해 진술 내용은 시교육청 전수 조사에서 드러난 성희롱·성추행 폭로와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교육청 조사를 통해 어떤 교사는 “너는 내 이상형이다”라며 학생에게 어깨동무하고 다른 교사는 여고생의 등을 쓰다듬으며 브래지어 끈을 만졌고 일부 교사는 제자 허리와 엉덩이를 툭툭 치거나 쓰다듬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피해조서를 토대로 가해 교사 범위를 정해 출석을 통보하고 혐의가 드러나면 피의자로 입건할 방침이다. 해당 학교 전체 교사는 57명(남자 39명·여자 18명)이다. 교육청이 수사 의뢰 대상으로 지목한 교사는 16명으로 전체 교원의 28%가량이다. 이들 교사는 최근 관선이사로 구성된 재단 이사회에서 직위해제됐다.
경찰은 수사팀뿐만 아니라 국선변호사, 성폭력 피해자 지원기관 상담사, 구청 청소년복지센터 요원, 교육청 심리상담사 등 30여 명으로 이 사건 전담조직을 구성했다. 심리적인 안정과 법률 상담이 필요한 학생에게는 도움을 주고 있다.
/장유정인턴기자 wkd1326@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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