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캠프 인사가 그의 인종비하발언을 발설하지 않는 대가로 매월 1만5,000달러를 주겠다고 제안했다는 백악관 전직 흑인 참모의 증언이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 등은 이 인사가 트럼프 대통령의 차남 에릭의 아내 라라 트럼프라고 보도했다.
10일(현지시간) 미 의회 전문매체 더 힐에 따르면 2004년 리얼리티쇼 ‘어프렌티스’ 시즌 1에 출연한 인연으로 백악관에서 일했던 오마로자 매니골트가 이러한 주장을 담은 책을 발간했다. 매니골트는 자신의 백악관 시절 회고록 ‘언힌지드(Unhinged)’에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NBC 방송 리얼리티쇼 ‘어프렌티스’에 출연하던 당시 N 단어를 쓴 장면이 담긴 미방영분(삭제분)이 테이프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한 소식통에게서 들었다”고 썼다. N 단어는 흑인을 비하하는 ‘니그로(negro)’, ‘니거(nigger)’등의 단어를 통칭한다.
그는 “나는 트럼프 대통령이 인종차별주의자라는 것을 믿고 싶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그의 인종차별을 여러 차례 내 눈으로 직접 목격하고, 내 귀로 직접 듣는 고통을 겪어야만 했다”고 책에서 전했다.
매니골트는 2016년 대선 캠페인 기간에 트럼프 N 단어 테이프의 유출에 대비해 긴급회의가 열린 적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트럼프 재선 캠프에서 활동하는 한 인사로부터 매월 1만5,000달러(한화 약 1천694만 원)를 주겠으니 백악관 재직 시절 있었던 일을 발설하지 않기로 계약할 것을 제안받았으나 거절했다고 덧붙였다. 이 제안은 백악관 내부 업무에 대해 침묵을 지킨다는 내용이며 엄격한 기밀유지계약 조항도 포함됐다.
매니골트는 2004년 ‘어프렌티스’ 시즌 1에 출연한 뒤 2016년 7월 공화당 전당대회 이후 트럼프 캠프에서 지지 기반이 취약한 계층인 흑인 유권자 접촉을 담당했다. 이후 정권인수위원회 집행위에서 활동하고 사직 전까지 백악관에서 대외협력국 공보 업무를 맡았다.
/연유진기자 economicu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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